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며 눈을 땔 수 없게 하는 롤러코스터 전개. 각기 다른 상황이 연출되면서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루프물 고유의 매력. 극한 상황에서의 찐하고 순수하고 애절한 감정들. 목숨이 걸렸다는 긴장감에 의한 에로틱한 흔들다리 효과...
미스테리+루프+생존게임이라는 느낌? 워낙 이런 류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정말 숨 돌릴 틈도 없이 푹 빠져서 읽었네요!
특히 에로틱 쪽 말인데...원래 이 작가, 이런 쪽에는 별 재능이 없었잖아요? 하지만 진짜 많이 늘었어요! 완전히 원숙해진 모에 어필이, 목숨이 걸렸다는 긴장감과 합쳐지면서...자연스럽게 성적 긴장감으로 이어집니다. 그게 참 두근두근해서...너무 좋...ㅠㅠㅠㅠ
문제는 이거 상하권의 상권이고요...이거 나온 후로 4권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진짜 너무하고요...연간 상자마리고요...J노벨에서 일본에서 다음 3권에서 4권이 나오기까지의 기간을, (쓸데없이) 거의 정확하게 지켜 주는 덕분에...4권이 나왔을 당시 3권의 내용이 거의 생각이 나지 않는 참극이 벌어져 버렸습니다...덕분에 3권 다시 읽었네요.
뭐 재밌었으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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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원숙해진 모에 어필”을 초반에 확 느낀 부분이, 초반의 마리아에 의한 귓구멍 공략. 잠깐 미카게 에이지 당신ㅋㅋㅋㅋㅋㅋㅋ너무 마니악하잖앜ㅋㅋㅋㅋㅋㅋㅋ마리아를 무슨 변태로 만드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좋다 -///-
마리아 좋지 않나요 마리아. 다른 히로인들도 있지만, 메인히로인인 주제에(?) 압도적으로 서브 히로인들보다 빛나는 원탑히로인. 지나치게 고결한 성격 때문에 걸림돌이 될 때는, 솔직히 짜증도 나지만...위에 저런 모에신들도 있고, 무엇보다 너무나 “운명적”인 커플인지라...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1권에서 애절함으로 잔뜩 포인트를 벌은 모기를 비롯해 다른 히로인들도 다들 매력적이기는 하지만...역시 마리아쨩만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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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마리아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하며 3권이 끝났는데요, 이 답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루프물을...4권에서 어떻게 주인공이 해결해낼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주변 등장인물들 지력이 다들 괴물급인데, 주인공만 혼자 평범한 인간이니...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주인공에게 찌질하다며 분노한 적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권만큼은 그냥 행동이나 심정 하나 하나에 공감이 가서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주인공의 변화도 중요한 이유겠지만요. 2권에서의 극단적인 수동성과는 달리, 이제야 주인공답게 능동적으로 떨쳐 일어나는데...이게 꽤 좋았어요. “그녀를 구하겠다!”라니, 진부하지만 로맨틱하니 끓어오르는 시츄에이션 아닌가요? 응원하게 되는 시츄 아닌가요? 이런 전개가 되면,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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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야가 묘하게 무서워졌다 했더니, 새로 번역을 맡은 생물체 님이 다이야 말투에 힘 좀 썼다고 하네요. '새끼'라는 말을 통과시키기가 꽤...힘들었다고 합니다...참 잘했어요!
저는 오덕계 한정으로 비속어 사용 권장위원회 소속이라능(...)
오랜 기다림에 걸맞은,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준 이야기.
데우스 마키나에 가깝던 마리아를, “최약”으로 전락시킨 것이 제대로 먹혔다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마리아는 인간미가 더 뚜렷해지고, 주인공 또한 성장의 계기를 얻을 수 있었네요.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뒤통수를 맞으면서도...결국은 그 무서운 인간들 사이에서, 모두 함께 윈-윈하는 진정한 승리를 이루어 낸 주인공에게...감동했습니다 ㅠㅠㅠㅠ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주인공이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찌질해서 감정이입하기 힘들다는 거였어요. 제 2권에 대한 평가가 시리즈 중 가장 낮은 것과, 주인공이 가장 땅을 심하게 판 것이 2권이라는 사실 사이에는, 솔직히 상관관계가 없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3권부터 주인공이 부쩍 마음에 들기 시작하더니, 4권부터는 완전...잘했어! 멋졌다고!! 이런 게 성장의 묘미지!! 로맨틱 파워 폭발해라!!!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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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일상에 대한 비상식적인 고집”이라는 트라우마의 원인과, 그 극복과정이 펼쳐지는데...이 부분이 참 로맨틱하니 좋았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이 집착하는 “일상”의 의미를, “마리아”로 재정의하며, “그래, 나는 왕이 아니다. 기사다. 그녀의 기사다. 그녀를 외로운 왕으로 혼자 두지 않아”라면서 달려 나가는데...진짜...텐션 대폭발이었네요!
“0번째의 마리아, 제로의 마리아를 만나러 가겠어. 만나러 가서, 데리고 와서, 품에 안고, 줄곧...곁에 있겠어!” 크윽.........뭔가요 뭔가요 뭔가요 이 공주와 기사 이야기는. 로맨틱 대폭발 전개는. 아 나 이런 찐한 전개 너무 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에 찐한 키스신 하나 넣어주었다면 진짜 완벽했을 텐데...너무 쑥맥들이라 거기까진 가지 못했네요...어휴 이 치킨 남녀! 너희가 대체 몇 년을 같이 보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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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막스의 계기가 되는, 다이야의 일갈도 아주 좋았지요. 보면서 빡치게 만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녀석...결국은 츤데레? 욕데레? 뭐 그런 거니까요! 제로가 비꼬듯이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친구로서 되게 성실한 녀석...ㅋㅋㅋ
대체 무엇을 원하는지는 여전히 미궁속입니다만...정말...미워할 수가 없는 녀석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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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는 민폐 쩐다는 점에서는 하트 커넥트의 풍선초와 마찬가지인데...풍선초와 달리, 제로는 뭔가...작가가 모에에 숙달되면서...미묘하게 얀데레적인 매력이 풍기기 시작하는 듯(...)
트라우마로 박힌 첫 사랑의 얼굴 카피라니...그 노골적인 구조라니...뭐죠 이 의외로 행동 패턴 뻔히 보이는 얀데레는. 비뚤어진 카즈키 매니아 같으니라고...!
뭐 반 농담이지만요. 주인공 입장에서는 여전히 이렇게 민폐일 수가 없는 존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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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도 좋았죠. 마리아에 대한 사랑, 다이야와의 우정, 복잡하게 꼬였던 진실의 해방, 인과응보, 그 모든 것이 한데 묶여 화려하게 승화되는...멋진 마무리였습니다!
거기에 그때까지의 고생을 보상하는, 후련한 마무리도 참...ㅋㅋㅋ 하렘, 비바! 좋은 의미로 모에에 눈을 떴다니까요 이 작갘ㅋㅋㅋ 코코네에...모기에...이번에는 야나기까지!
특히 이번에 등장한 야나기는, 일반적인 라노베에는 히로인으로 나오기 힘들 대단히...대단히 입체적인 조형의 히로인인지라, 아주 마음에 듭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스해지는 외모와 그에 걸맞은 선량한 심성을 지닌 소녀지만...연약한 소동물을 연출해 타인의 호의를 얻어내는, 타산적인 면모도 분명 존재하지요. 선량하고 죄책감도 확실히 느끼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해 살아남는 그 강인한 서바이벌 능력은...
진정한 외유내강!!
“제가 계산에 밝다는 것을 알면, 그건 그것대로 방법이 있어요. 다시 말하면, 제 모든 행동이 열심히, 필사적으로 카즈키 씨의 마음을 끌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잖아요? 자...제 속셈을 아셔도 두근거리죠?“
와 이거 진짴ㅋㅋㅋㅋㅋㅋ아 진짴ㅋㅋㅋㅋㅋㅋ너무 멋있고 귀엽지 않음? 위기를 기회로!!
카즈키 보고 눈물 페티시라며, 자기 눈물을 핥으라고 놀리며 유혹하는 장면도 또 연상 누님의 능숙함이랄까 색스러움이랄까 뭐 그런 게 느껴지는 것이...후...좋지 않습니까 이거.
마리아에게는 무서운 라이벌이 생기고 만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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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우치-리노-다이야 떡밥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카미우치가 버린 리노와 다이야의 소꿉친구 리노는 동일인물이 아니지 않나요? 카미우치가 코코네에게 해를 끼쳤고, 그에 대해 다이야가 강한 원한을 품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되었는데...단순한 페이크?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걸까요 그 대화;;
성씨에서 따온 애칭이 같다는 것으로 연결되지만...왜 카리노 미유키와 키리노 코코네를 헷갈리게 연출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름도 다른 엄연히 별개인물일 텐데...
키리노 코코네는 카미우치가 동경하던 어둡고 얌전한 안경 소녀. 다이야는 그런 코코네의 옛 연인. 그 사실을 알고 상심해서 대충 사귄 것이 나중에 팔아 치운 다른 “리노”. 뭐 대충 이런 관계죠. 음...진짜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거야 이 “리노” 놀이 -3-
여기서 뭔가 일이 있어 다이야는 은색 펑크족이 되고, 카즈키와 코코네를 이으려는 뚜쟁이가 됐다는 건데...음...다이야 얘 진짜 무슨 과거가 있고,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요;;]
그러니 미카게 에이지는 5권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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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카게 에이지 이 자식은요...4권 후기에서 "다음 권은 좀 늦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해놓고는 딴 거 쓰고 있고요....나쁜 놈...개객긔...ㅠㅠㅠㅠ
단권완결성이 그럭저럭 있는 시리즈였기에, 특히 4권은 주인공의 결정적인 트라우마가 해결되었기에, "앞으로도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생각하지 못 할 것은 아닙니다만...그렇지만...이러면 다음 권 떡밥을 그렇게 강하게 뿌리지 말던가...
다이야와 제로의 진의는 여전히 미궁 속이라고! 이대로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겠지요. 압니다. 다이야 편만 어떻게 내 줘서 제로의 정체까지 한꺼번에 복선을 정리하면 최소한 제게는 완벽한 작품이 될 것 같은데...그 시리즈의 남겨진 복선을 정리하는 권이 영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슬픕니다...더러운 세상...4권이 나온지 벌써 2년이 다 되갑...ㅠ_ㅠ
이번 어나더 애니화 판매량의 참혹한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살인 게임, 미스터리물 타입의 작품은...팔리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인가! 저는 슬프네요! 엉엉 울고 싶네요!
...라고도 생각했습니다만, 2011년 7월에 나온 신작의 후기에서 “마리아 쓰고 있습니다”라고 변명을 했다고 하니...판매량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작품이 작품이다 보니...작가 머릿속이 꼬인 듯. 내 준다고 해도 작가 머릿속이 꼬여서 안 나오는 슬픈 경우도...있죠...
대표적으로 악파라던가...악파라던가...악파라던가...우에오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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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째 이 신작도 아마존 리뷰를 보니 좀 위험한 느낌입니다...다음 권 발간은 미정이라고...안 돼 ㅠㅠㅠㅠ 팔리라고 ㅠㅠㅠㅠ 미카게 에이지 댁 글 계속 보고 싶다고 ㅠㅠ 모에화된 당신의 변화된 글도 취향이라고!!
숨 막히는 미스테리와, 러브코메가 둘 다 가능한 작가는...드무니까요.
마이너는 웁니다.
뉴비는 늅늅하고 울겠지만, 마이너는 대체...뭐라고 울어야 할까요...
tag : 라이트노벨, 공허의상자와제로의마리아, 미카게에이지, J노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