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감상은 시드노벨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THE 소년만화.
점프계 만화의 “우정+노력+승리” 공식에서, 우정대신 모에를 넣었다는 느낌이었네요.
덕분에 소년만화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저로서는...솔직히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작위성에 오글거림이 느껴지는 도입부. 솔직히 좀 유치하다 싶은 느낌의 과장된 묘사와 전개. 착하고 순수하지만 멍청하고 덜떨어진 주인공. 비인간적일 정도의 구원기계성향. 멋진 장면을 위해 무시당하는 개연성. 널뛰는 파워 밸런스...등등, 소년만화에서 싫어하는 부분은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거든요(...)
“바보털로 감정 표현” 같은 대놓고 만화임을 주장하는 뻔뻔함에는 좋은 의미로 뿜었습니다만...저는 기본적으로 만화와 소설은 평가 기준이 좀 달라서요. 문체도 작품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좀...경박한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아쉬운 점을 꽤 느꼈습니다만...소년만화가 괜히 인기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일단 익숙해지니 만화적으로 과장된 전개에 의한 시원시원한 속도감이 상당히 좋. 바시소와 어마금을 적절하게 섞은 느낌의 세계관도, 능배물 좋아하는 제게는 꽤나 매력적인 것이었고요. 무엇보다 또한 크림님의 섹시한 그림체 버프를 잔뜩 받은, 욕망을 자극하는 여체 묘사도...참...두근두근한 것이...어휴! >_<
작가가 오랜만에 만나는 거유의 미학을 아는 사람인지라...그런 면에서는 진짜 좋았네요. 거유 본디지 누님에게 파후파후라니! 음란 거유 양호교사의 위험한 서비스라니!
뻔하지만...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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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점도, 단점도 완전 뚜렷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익숙해지니 꽤 즐겁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만! 주인공이 해도 너무합니다...진짜 너무합니다...원래 이런 작품의 주인공은, 적당히 멍청하고 무능하기 마련이라지만...얘는 그런 수준을 초월했어요 ㅠㅠㅠㅠ
고자력이야 뭐 이 바닥 주인공의 종특이겠지만, 멍청함이...진짜 “한국 라노벨 주인공 멍청함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라고 선언해도 될 수준. 아니 일본 라노베는 물론, 만화를 포함한 서브컬쳐계 전체를 뒤져봐도, 이 정도까지 멍청한 주인공이...얼마나 있었나 싶어요...발더스의 민식이도 얘보단 똑똑할 꺼라고! INT 6? 7? 설정상으로는 고등학생인데, 얘 왜 아무리 봐도 정신연령이 초딩보다도 못함? 간신히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야!!
덕분에 문체의 가벼움도 겹쳐서, 대상연령이 시드노벨 평균에 비해서도 꽤...낮아 보이고요...이런 주인공의 초딩성 덕분에 작품의 핵심인 "자유를 향한 탈출"이라는 테마도 되게 애매해진 느낌입니다.
같은 말을 해도 하는 사람에 따라서, 하는 방법에 따라서 되게 느낌이 다른 법이잖아요? 카리스마 넘치는 민주투사가 “우리는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소!” 식으로 하면 완전 멋있을 말을, 머리에서 깡통 소리 나는, 진짜 얘 미래는 노숙자 말고는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멍청한 애새끼가 하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뭐? 그냥 “나가서 놀고 싶어서?” 이거 하나 뿐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님 매넠ㅋㅋㅋㅋㅋㅋ포장 좀ㅋㅋㅋㅋㅋㅋ 같은 말을 해도, 좋은 말을 뭐 이렇게 폼 안 나고 멍청해 보이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주인공만큼이나 작품 모토가 멍청하게 느껴져서, 되게...공감하기 힘들더라고요. 이게 다 주인공 서윤 때문이빈다. 서윤을 탓하세요. 평소 청소년 인권의식이 투철하고 학생권리장전을 옹호하던 진보적인 어른이라도, 무심결에 쥐어박고는 넌 일단 닥치고 그 텅 빈 두개골에 뭐라도 쑤셔 넣으라고 강요하게 될 것 같은...그런 초딩(몸은 고딩이지만! 역 코난?!)이 주인공이니...아...테마가 희미해진다...자유가...되게 싸구려로 보여...ㅠ_ㅠ
진짜 주인공에게 공감해 주기가 너무 힘들어요. 동지인 세라는 “가수가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보겠다”는 명확한 목적과, 부모가 부모 같지도 않은 놈들이라는 어두운 뒷배경 등의 이유로 되게 쉽게 공감이 갔거든요? 얘가 주인공이었다면 그 탈출의지를 전적으로 응원했을 거거든요? 하지만 서윤 이 잉여는...주변 상황도 평생도 아니고 기숙사제 고등학교 3년에, 동기부여를 위한 상품도 확실하고, 여러모로 당장 도망쳐야 할 만큼 빡세 보이지가 않아서...마리 이사장을 훨씬 더 노골적인 악당으로 만들었다면 정당화가 더 쉽게 가능했을 터입니다만, 그렇지는 않았죠...
멍청한 대신, 그만큼 우유부단함이 없다는 것(앞뒤사정 재보지 않고 무작정 닥돌!)이니만큼...제가 앞에서 칭찬한 이 작품의 시원시원한 속도감은 상당수 주인공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기는 합니다만...그래도...정도가 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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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짝사랑하는 소꿉친구라는, 필패가 약속된 포지션에 완전히 감정이입! 주인공 취급을 하기에 이르렀네요. 별다른 이유 없이 어릴 때부터 주인공에 대한 바다같이 넓고 싶은 연심을 키워 왔다는, 솔직히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조형입니다만...뻔한 조형 같으면서도 그 권왕 취급 받는 패기가 되게...매력적인지라...헤헤.
좌우간 힘은 있고 봐야 한다니까요?
무엇보다 머리에서 깡통 소리 나는 주인공을, 미래의 낭군님으로서 노숙자 안 되게 만들겠다고 고생하는 모습이 짱 갸륵하고 보는 사람에게 눈물이 절로 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작정 사랑으로 감싸 안고 싶으면서도, 꾹 참고...미움 받을 잔소리만 하는 게 진짜...그래! 진짜 현모양처라는 게 이런 거지! 이게 진짜 사랑이라고!!
사실 주인공이 히로인에게 부조리한 취급(정당한 근거없는 폭언폭행)을 당하는 작품은 굉장히 싫어하는 편입니다만...여기서 "정당한 근거"가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주인공이 맞을만한 짓을 하고 맞는 것에는, 저는 인과응보라며 아무런 불만을 못 느끼는 사람이거든요. 아니 오히려 패고 싶은데 대신 패줘서 속이 시원하다며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문제 낫씽. 오히려 “두들겨 패는 히로인”임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마구마구 올라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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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작품, 보다 보니 설정이 완전히 하렘 코메디용 설정이고요...후기를 보니...아...이 피도 눈물도 없는 약속된 NTR 전개 뭔가요...히로인(원래 주인공=서윤) 따위 죽어버렼ㅋㅋㅋㅋㅋㅋ 그래...스쿨데이즈 찍어! 찍자고! 세라 같은 무조건 오냐오냐하며 받아주는 타입 따위...남자를 망치는 더러운 암여우에 불과할 뿐!(이미 소꿉이와 혼연일치가 되어 있다)
아니 진짜 세라 얘...자긴 공부 잘 하면서...주인공만 신세 망치는 거잖...ㅠㅠㅠㅠ 어른의 시선이라고는 해도, 전 어른이니까요! 화가 날 수밖에 없네요! [프렌치 키스]라니...이 요망한 불여우가! 감히 우리 지혜도 못 해본 것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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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욕하면서도 작품의 다른 매력에 푹 빠져서, 중반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만...결국 주인공에 대한 불쾌감이 후반에 와서 발목을 잡더군요. 소년만화 특유의 통쾌한 쾌감을 주어야 할, 주인공이 무쌍난무를 펼치는 장면에서...같이 타오르기는커녕 짜게 식은 시선으로 투덜거리게만 되더라고요...
순간의 파괴력에 모든 것을 걸고, 개연성까지 무시하게 되는 연출은...이 바닥에서는 흔하게 쓰이는 방법입니다. 소년만화 느낌이 난다는 작품 치고 이런 연출 안 쓰는 작품 드물지요. 머리가 식고 나면 까기 딱 좋지만 워낙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지라...이 연출에 성공할 경우, 그 기세에 휘말려 독자는 논리적으로 생각할 기분 따위 날아가 버리게 됩니다만...이 방법은 어떠한 이유로든, 감정 이입에 실패해서 차가운 시선으로 작품을 보게 되면...그저 구멍만 보이는...진짜 딱 까기 좋은 구성인지라...ㅠㅠㅠㅠ
“작가편의적인 밸런스 붕괴구만! 주인공 보정 쩌네!”
[“뭐? 서윤 네 주제에 단순히 파워의 총량이 큰 것도 아니고, 기술을 사용하는 숙련도에 있어 지혜보다 앞선다고? 뭐야 이 전형적인 ‘갑툭튀한 캐릭터가, 기존에 애정을 가진 강자들을 조무래기 취급함으로서 느껴지는 불쾌감’은!! 나의 지혜쨩은 그러치안아!! 싸우자!!!”]
[“능력을 얻자마자 날아다닐 정도라면, 능력을 얻기 전에도 체술 같은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특별한 부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냐? 힘이야 갑자기 늘릴 수 있다고 해도, 힘이 늘어난다고 기술도 한꺼번에 느냐고! 납득을 못하겠어!!”]
[“여기서 섹시 본디지 누님을 눕히면, 절대적인 억제력이라는 선생들에 대한 설정 자체가 꽝이 되어버리는 것 아님? 주인공 같은 놈 둘만 있어도 선생 하나는 거뜬히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다른 학생들이 전부 덤벼도 압도적으로 썰렸던 것을 생각하면, 같은 클래스는 물론이고, 지금까지의 선배들 중에서도 주인공만큼 강한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주인공 1권부터 너무 초천재, 초강자 인증 때리는 것 아님?
이 파워 밸런스 붕괴 어쩔껴...”]
이렇게 공감은커녕 허점이라 느낀 부분에 대해 투덜대기만 열심히 하다 보니, 감동을 느껴야 할 부분에서 감동이 안 느껴집니다...으...주인공에 대한 애정도는, 이렇듯 작품을 즐기는 데 있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난폭하지만 알기 쉽게 다른 작품을 통해 대충 설명하자면...“바시소+금서목록”인데...금서목록은 원패턴에 질려 손 놓은 지 오래입니다만, 성게씨가 1권 클라이맥스에서 말한 “조금 긴 프롤로그 정도에 절망하지 말라고!”라는 대사 자체는 찡하게 와 닿은 것이 있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요. 근데 야자째의 클라이맥스에선...못 느꼈어요. 그런 거.
주인공에게 익숙해지면, 좀 더 호의적으로 볼 수 있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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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 몰아서 정리.
평상시엔 무능하지만 제한적인 조건에서 힘을 발휘하는 주인공...이란 컨셉에서, 금서목록의 성게군이 생각나더군요. 이런 거야 흔한 왕도적 컨셉이니만큼 딱히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요...어쨌든 카미죠가 환상살이라면 주인공은 [능력 흡수? 스틸? 뭐 그런 능력인데요...이렇게 능력을 흡수했을 경우의 매커니즘이 좀 의문.
한마디로 말해 능력을 흡수한 상대가 능력을 완전히 빼앗기는지가 궁금합니다. 첫 발동신을 보면, 둘 다 잘만 돌아다니니 스틸이라기보다는 복사에 가까운 것 같은데...되게 능력을 쓰기 편해지는데...이게 또 마지막 클라이맥스 신에서는 스틸에 가까운 쪽으로 묘사가 되어서 말이에요. 지혜가 능력을 넘겨준 이후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듯이 묘사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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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하렘왕을 노리라는 능력에서 어떤 전개가 될지 뻔했고, 작가 후기에서도 공인을 했으니 뭐...매권 새로운 히로인이 공략되고, 그 꼬라지를 소꿉이인 지혜가 바라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전개가 되겠죠? 이런 전개는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다면 아주 좋아했을, 순순히 응원 가능한 전개였습니다만...음...지금으로서는 어떤 히로인이 공략되도, 주인공에게는 아까운 느낌이 들 것 같아서 곤란하네요. 이런 장르의 원로인 시티 헌터의 료 씨는, 평소엔 헐렁헐렁하면서도 멋있을 때는 진짜 사나이라서, 그런 반감이 없었는데...이 작품의 주인공은 워낙 제 마음에 안 들다 보니...으...멍청이 싫어!
뭐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할 주인공이겠습니다만, 제 취향이 워낙...그래서...^^;;
쿨하고 똑똑하고, 어른스러운 타입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근데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도, 멍청하고 감정만 앞서는 주인공이 작가가 작품 속에서 굴리기에도 쉽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잘 팔리고...그러니...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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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를 째자는 제목은 솔직히 낚시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만화적으로 과장된 특수한 시스템 자체에 반항하는 이야기인지라, 야자에 한정시킬 이유도 없고...실제의 학교와는 조금 거리가 있기도 하니까요. 애초에 이미 이능배라고...
뭐, 스파르타식 기숙사제 학교에 부모가 강제로 넣어버린다는 설정이나, 교장의 훈화 등은 충분히 리얼하니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었지만요.
그래도 근본적으로는 그런 쪽은 양념에 가깝고, 본질은 학원능배물이라고 느낀지라...노엔에서 곧 나온다고 하는 야자 관련 라노베는, 소재 겹칠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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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작품인지라 고민 중입니다. 저만의 주인공, 지혜 양의 마음고생이 앞으로도 뻔할 뻔자인데...으...어쩔까요 진짜. 차라리 만화였다면 어느 정도 포기하고 속편하게 봤을 것 같은데, 소설로서는...양보하기 힘든 선을 몇 개 넘긴지라...ㅠ_ㅠ
하지만 평소에도 별 반감 없이 소년만화를 즐겼고, 광고를 통한 이 작품의 설정에 관심이 가는 분들이라면..뭐, 가볍게 집어 들어도, 후회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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