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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ReSET의 「일단은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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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 1 - 일본식 이계(게임)진입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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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 1 - 6점 (3/5)
마루야마 쿠가네 지음, 김완 옮김

‘게임’ 위그드라실의 서비스 종료를 앞둔 밤. ‘아인즈 울 고운’의 길드장이자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주인인 언데드 매직 캐스터 ‘모몬가’는, 게임의 종료와 동시에 길드 아지트인 나자릭 지하대분묘 전체가 이세계로 전이한 것에 깨닫게 된다. NPC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얻어 살아 움직이고, 모몬가는 더 이상 이것이 ‘게임’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강력한 힘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 앞도 짐작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의 ‘무지’와 신중하게 싸워 나가며 모몬가는 한발 한발을 내딛는다.

『오버로드』는 갑자기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하나하나 대처해나가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음에도 그 누구보다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취하며 필요할 때는 강자의 위엄을 과감히 발휘하는 독특한 주인공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자 즐기기 위한 포인트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텔레포트하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색다른 판타지 세계에 빠져보자!




어차피 라노베와 같은 재미를 추구하고 판형도 라노베 판형이고 일러스트도 있는 주제에 쓸데없이 일반 판타지로 내어 가격이 2000원이 더 비싸다는 것과, 일본에서도 그렇게 비축분이 많은 작품이 아니라 2권이 나오려면 꽤 기다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주변 지인중에 극렬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쳐두고 있었는데...

청춘이니 뭐니 꼼질꼼질하는 이야기 보다는, 시원스러운 활극을 보고 싶다는 기분이 어느 순간 팍! 하고 들어서 말이예요! 그냥 확 질러버렸네요! >_<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무난하게 기대를 충족시켜 준 작품. 뭐 특별히 엄청난 걸작이라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먼치킨 판타지로서 기대한 부분을 적절하게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원래 이런 장르 제법 좋아하니까요, 저.

악당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의 인정사정없는 수위 높은 폭력 묘사도 나름 라노베에서 벗어난 보람이 느껴지는 것이었고요. 이왕 이렇게 나갈 거면, 에로도 바이올런스도 10대 지향에서 벗어나 성인지향으로 팍팍 폭발시켜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만...음...이건 일단 좀 더 두고봐야 할 듯?



광고에서부터 강하게 강조하고 있듯, 주인공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조심성 많은 성격”이 이 작품의 눈에 띄는 개성이지요. 보통 이런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류의 이세계(=게임) 진입 판타지가 장르적 약속으로서 설명없이 무시하고 넘어가는 부분들 상당수에 대해, 이 작품의 주인공 모몬가는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게임에서 설정되어있던 설정들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 충성 같은 설정은 영구불변한 것인가 앞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인가...같은 세세한 부분들이요.

현실세계와 게임세계의 다른 점을 갖가지 실험을 해나가며 세밀하게 체크해 나간다는 점은, 로그 호라이즌과 비슷한 방향성을 지닌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방향성의 차이 덕분에 느끼는 재미의 종류는 완전히 다른 편. 로그호라가 세계의 비밀을 파고들며 지식을 얻는 미스테리물로서의 재미가 크다면, 이건 어디까지나 먼치킨 판타지에 충실하다고나 할까요? 세계 자체보다 주인공 자신을 중심으로 한 현상파악으로서, 후반에 주인공이 안심하고 무쌍을 펼치기 위한 사전작업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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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전작업”들은 먼치킨 판타지를 기대하는 독자로서는 좀 늘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고(장르적 클리셰를 그냥 넘어가지 않고 다시 처음부터 일일이 점검하는 모몬가의 행동은, 신선하지만 장르 특유의 통쾌감을 약화시키는 단점 또한 존재하지요), 저도 거기에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만...장편소설이라는 것은, 모아서 터트리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사전준비작업을 완벽히 끝낸 후, 아무런 근심걱정 없는 상태에서 압도적으로 적을 쓸어버리는 모습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통쾌함을 보여줍니다. 악당들에게 인정사정없이 마을사람들의 복수를 행하는 장면 좋았어요. 이런 정당성이 뒷받침되는, 현실적으로 복잡하게 뒷일 생각하지 않아도 좋은 폭력적 복수, 아주 좋아합니다 ㅋㅋㅋ 이런 것 좋아하는 저까지 당하는 악당들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위가 높은 폭력이었는데, "맨날 우리 과거는 잊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아요 ^^" 막 이러면서 안일한 대화합을 남발하는 것에 은근, 아니 대놓고 스트레스가 쌓여있었던지라...밝고 건전한 미래 ㅈㄲ! 나는 피의 복수를 원한다고! 그런 시점에서 보면 참 속이 시원한 작품이었네요! >_<

필요하지만 전개의 통쾌함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감성에 대한 부분도, 언데드화로 인한 냉철화라는 설정으로 제법 개연성있게 설명하고 넘어갔고 말이죠.

그러한 주인공의 "압도성"의 묘사가 포장없이 너무 날것이라고나 할까...지나치게 스트레이트해서 유치한 느낌까지 들 정도긴 하지만(솔직히 부하들이 충성경쟁을 하며 주인공을 칭송하는 부분이라던가, 알베도 같은 히로인격 캐릭터들이 애정을 경쟁하는 장면은 솔직히 낯간지럽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이런 먼치킨 판타지 장르는 취향인지라 뭐 좋게 좋게 넘어갈 수 있었으요 ‘ㅅ’



다만 이런 먼치킨 판타지는 적을 박살내는 통쾌함 만큼이나, 미녀의 사랑을 얻는 연애쪽의 대리만족도 중요한 법인데...그쪽은 좀 불안. 모에가, 에로가 부족합니다. 심리묘사나 이런 게 좀 은근한 맛도 있어야 하는 법인데, 다들 너무 노골적으로 "주인님 헉헉헉"이라 좀 유치하게 튀는 감이 있어요. 히로인의 매력 어필을 노리는 장면도, 전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어색한 감이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언데드니까요. 해골바가지니까요. 고자니까요. 알베도가 제 처음을 어쩌고 할 때, 아니 대체 그것도 없는 뼈다귀에게 무슨 수로 처녀를 바친다는 거야? 거시기에는 뼈가 없으니 주인공에게도 분명히 없을 거라고! 도구 플레이?! 처음에 그렇게 마니악하게 시작해도 좋은 거야? 애초에 주인공의 몸 어디를 사용해도 지나치게 새디스틱한 플레이가 될 것 같습니다만! 막 이렇게 오만가지 (에로) 잡상이 든 것입니다...( -_)

작가 후기를 보니 알베도 같은 히로인들이 등장하는 분량은, 출판과정에서 웹연재본에 가필 수정을 한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하던 것 같던데...“과연 그렇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히 좀 위화감이 있었죠 음음. 기존의 장점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이런 성적인 대리만족은 이런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 만큼...작가가 좀 더 노력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생각합니다! 주인공 고자에서 탈출시켜 달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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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알베도의 일러스트. "청순가련한 외모 vs 밝히는 도M근성", "주인공에게는 상냥 vs 적에게는 사악", 등의 갭모에 설정이 판소적으로 뻔하지만 좋은 아가씨.



이런 장르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재미가 급상승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고, 꽤 재미있게 보기도 한 편이라, 2권도 구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비축분이 없어 인터넷 연재 출신 작품답지 않게 발매가 늦는 것이 안타깝네요...

...라고 하니, 트위터에서 이번 달 중순에 2권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이걸 카테고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노베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지만, 라노베 레이블에서 나온 소설이지만, 일단 라노베라고 내놓은 소설은 아니니...끙...뭐 일단은 라노베 외 카테고리로서 집어넣도록 하지요.

기타도서 카테고리 오랫만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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