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제작진의 대인기 청춘 애니메이션, 그 화룡점정!!
단 한 번뿐인 여름이 찾아온다!!
여름방학을 앞둔 고등학교 1학년 키리시마 카이토는 친구들과 함께 영화촬영을 계획한다.
“뭔가 하고 싶어.” “잘 모르겠지만 뭐든.”
그러던 어느 날 3학년에 붉은 머리 소녀 타카츠키 이치카가 전학 온다.
왠지 그 선배가 무척 신경 쓰이는 카이토.
친구 녀석의 느닷없는 영화출연 제의를 선배는 “응, 좋아.”라며 흔쾌히 수락하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이토는 또다시 그녀와 마주친다.
돌아갈 집이 없다는 이치카 선배. 그 길로 어쩌다 보니 카이토네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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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당시 상당히 좋은 평판을 받았던, 청춘연애 애니메이션의 노벨라이즈.
발표 당시 오네가이 티쳐의 후속작(?)이라는 위치, 안경 누님 히로인(!)이라는 속성에 나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결국 스루하게 된 작품인데요...요번에 AK덕에 애니가 아닌 소설로 이렇게 먼저 접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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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두용미.
일단 지나친 독백조와 설명조로 이루어진 문장이 영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자문자답으로 휙휙 넘기는데...문장이 평범하게 재미가 없어요...제가 글 써 본 것도 아니고 문장이니 뭐니 이런 거 완전 까막눈이라 어지간하면 이런 쪽은 말을 안 하는데, 이상하게 제 눈에는 자꾸 밟히더라고요! 대화신은 평범하게 재밌는데, 설명조의 독백들은 너무 휙휙 넘어가는 게...완전 다이제스트를 보는 느낌인지라...난 원작 본 적 없다고! 독백을 하다못해 아예 망상씬까지 들어가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오글거리는 연출이라 싫었고요.
해외평가를 찾아 볼 때엔 “1인칭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공개되는 것이 좋았다”는 투의 평이 제법 많았었습니다만...제가 원작 팬이 아니라서 그런지 캐릭터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관심이 안 가서...ㅋ...애정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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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애니를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옮겼다”는 티가 너무 나는 것도 문제. 노벨라이즈가 이래서 문제예요. 원작 눈치를 보다 어정쩡해지는 게 보통이죠. 흥.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저자극성인 전개도 불량식품을 좋아하는 제게는 너무...밋밋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맵고 짜고 그런 게 좋아요...간 안 맞는 건강식품 싫어...ㅠㅠㅠㅠ
요렇게 된 원인의 상당수를, 원작의 각본담당인 쿠로다 요스케 씨가 작성한 후기에서 찾을 수가 있더군요. 원래는 자신이 써야겠지만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이왕 그렇게 된 거 아예 오타쿠 업계를 모르는 작가(이 작품의 작가인 토요카와 이치카 씨)에게 맡겨 씹덕티 안 나는 90년대식 풋풋한 청춘소설로서 만들려 했다고. 만약 작품에서 오덕내가 난다면 그건 쿠로다 자신이 가필수정한 부분일 거라고...라고 하는 부분이 이 작품의 올드하고 풋풋...하다 못해 제 기준으로는 심심한 작품색의 이유겠지요.
그리고 원작에 대한 눈치는...쿠로다 이 양반아, 맡길 거면 아예 싹 맡기던가, 아니면 아예 직접 자신이 전부 쓰던가! 후기를 보니 감수는 물론 위에 언급했듯이 오덕오덕한 러브코메디 부분까지 막 가필수정해서 넣고, 기타등등 되게 참견한 모양인데...그렇게 하면 이렇게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눈치 보는 글이 나올 수밖에 없잖아...원작을 안 봤음에도 불구하고, 원작 눈치를 너무 봐 매체간의 차이를, 소설만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티가 나는 글이라는 것은 있는 법이라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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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적으면 대단히...재미없게 못 볼 작품이라는 식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만...
일단 앞서 제가 불평한 부분들 중 밋밋함, 덕티 부족, 문체의 특성 같은 부분은 꽤 취향이 갈리는(오히려 제가 싫어한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분도 있을) 문제고...
쓰면서 몸이 풀린 것일까요? 아니면 원작 자체가 원래 슬로 스타터였던 것일까요? 뒤로 갈수록 초반의 불만을 잊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캐릭터 소개가 대충 끝나고, 연애의 화살표가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하면서부터네요.
역시 연애 이야기가 재밌으려면...저자극성 꺼지라능. 치정극이라능! 눈물과 질투와 분노와 하여간 온갖 격정이 몰아치는, 그런 질척질척한 애증극이여야 재밌는 거라능! 오키나와에서 만난 도쿄 소녀들의 강력한 대쉬에 의해, 히로인들의 질투심이 폭발하며 밋밋했던 작품이 막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데...ㅋㅋㅋ...그래요 이런 게 좋은 거죠! 덕분에 후반은 무척 유쾌하게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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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그렇게 재밌게 만들어 놓고는...단권완결성이고 뭐고 개무시하고는, 중간에 뚝. 절단신공. 으악! 작가 너무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보를 찾아보니, 2권 완결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초반엔 꽤 불만이 많았습니다만, 후반 재미있었고~ 뒤가 궁금하고~ 2권 완결이라 하니 부담도 없고~
그러니 일단 2권 구매 결정입니다. 아예 애니로 따라갈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만...음...일단 가능하면 참아 보는 쪽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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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작품...애니였다면 참 색스러운 의미로 재미있었을 장면이 좀 있었죠. 소설로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제가 매체의 차이를 살리지 못했다고 투덜거린 이유이기도 한데...어쨌든 그런 애니에서는 색스러웠을 장면들 중, 애니로 가장 궁금한 부분은...역시 미오. 아니 미오의 비밀이 대체 무엇인가요...설마 ㄴㅍㅌ? 에이 설마...이렇게 순수한 척 하는 작품에서...두근두근...두근...오시리...(´・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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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는 상당히 높은 수준. 우온 타라쿠...왠지 모르게 익숙한 이름이지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경까지 섬세하게 묘사된, 정성이 들어간 그림이었네요.
하지만 수는 좀...야박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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