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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의 정령술사 - 진중함이 기분 좋은 고전적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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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의 정령술사 - Image may be NS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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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점
(3/5)
하야켄 지음, 이원명 옮김, 가이 그림

※ 이 감상은 AK노벨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전사 「정령술사」.
정령의 힘을 빌린 정령장갑을 두르고 전투의 선봉에 서는 그들은 전장의 주역이다.
「붉은 검귀」란 이명을 지닌, 파스란 왕국군 정령술사 리오스는 전출지인 오핀반드에서 현지군의 반란에 휘말린다.
신참 용기병 피리아, 공병 아리에타와 함께 정규군에 협력하여 반란군과 맞서는 리오스. 그 치열한 전투 속에서 리오스는 전우들의 원수, 어둠의 광전사 킬마르의 광기 넘치는 모습을 발견한다!




솔직히 나쁜 의미로 HJ문고의 라노베다운, 낡기만 하고 깊이는 없는...그런 얄팍한 판타지(개인적인 편견입니다) 를 예상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상상이상으로 재밌는 작품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덕분에 대단히 득 본 기분이네요! 이런 기분 좋은 배신 때문에 라노베를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니까요? ㅋㅋㅋㅋㅋ HJ문고 특유의 복고적인 센스가 오랜만에 대단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폭발했다는 느낌!? 옛날 잘 쓰인 판타지를 보며 느꼈던, 그런 긴장감이, 재미가, 이 작품에는 있었네요. 아아...좋은 작품을 읽었다...´-`

나름 독특한 부분이 많은 설정, 적절한 무게감과 가혹함, 긴장감이 있는 스토리, 현재의 모에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만 착실하게 쌓아올린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 처녀작답게 여러모로 어설픈 점이 많이 있어, 아무리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고 해도 이 이상의 별점을 주기에는 좀 꺼려집니다만...그래도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네요!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인간의 어두운 정념(복수와 용서, 증오의 연쇄)이라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소재를 제법 성공적으로 소화해 냈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말씀드렸다시피 그렇고 그런 안이한 이야기일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근데 갑작스레 히로인의 눈앞에서 어머니의 목을 데굴데굴 굴려버리는 패기를 부리더니, 천진난만 바보캐였던 히로인이 막 흑화하고 ㅋㅋㅋ 캐릭터들이 막 죽어나가고 ㅋㅋㅋ 어휴 이게 뭐야 ㅋㅋㅋ 초반은 묘사가 어설프니 되게 오글거리는 부분(특히 과거회상씬은 너무했음)도 있어 몰입이 잘 안 됐었는데, 저렇게 사건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몰입도가 완전...짱;;

사실 본격적으로 재밌어지는 동시에 불안감도 강하게 느꼈었습니다. “흔해빠진 라노베들처럼, 이 녀석도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을 무시한 안이한 이상론으로 날 빡 돌게 만들며 끝내겠지. 기, 기대 안 할 테니까!” 막 이렇게 자기 세뇌를 하며 기대를 낮추려고 노력했어요. 솔직히 이 바닥에 그런 경우 너무 많잖아요? 불안감에 안 떨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제대로 정면돌파를 시도하더라고요! 솔직히 처녀작답게 대단한 퀄리티라고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설픈 점(복선이 부족한 급전개의 작위성, 좋은 장면을 살리지 못하는 연출력의 부족)이 많이 보이는, 무난하다 이상의 평가는 줄 수 없는 결말이었습니다만...그래도 그게 어딘가요! 이 바닥에서 내게 용서라는,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지나치게 가볍게 들리기 쉬운 그 단어를, 이정도로라도 납득시킬 수 있는 작품은 정말 드물기 짝이 없다고요!!

덕분에 마지막의 그 로맨틱한 해피 엔딩에서는...순순히 웃으며 모두의 축복을 빌어 줄 수 있었습니다. 막 상냥하고...후련하고...그런 기분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네요. 만족 만족.



세계관은 나름 독특. 파워드 슈츠 개념의 마법사도 마법사지만, 머스킷 총으로 대표되는 꽤 드문 시대를 기본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에요. 다만...불행히도 그 독특한 배경 설정을 그렇게 잘 살린 편은 아닙니다. 복식 같은 게 참 신선하고 좋았는데...비중이...ㅠㅠ

뭐 그래도 정령기사로서 파워드 슈츠를 입고 무쌍을 펼치는 장면은 신났지만요. 휘황찬란한 갑옷을 걸치고 초자연적인 용력으로 적을 격파하는 그런 모습에는, 마초적인 로망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그런지 일러스트도 갑옷 비중이 상당히 높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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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머스킷 총과 용기병(말 타고 탕탕탕!)이 나오는 이런 시대를 보통 뭐라고 부르죠? 르네상스 시대라고 하기에는 좀 이후 같고...근대는 좀 더 뒤를 이야기 하는 것 같고...대충 나폴레옹 전쟁 쯤이 모델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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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의 새로운 적성은 여러모로 적절한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에 그 속성이 아니었다면 여주가 시체를 쌓아 올리고 배드 엔딩 떴을 듯(...)



주인공과 히로인 콤비의 투닥거림은 시작부터 참 마음에 들었던 요소.

닳아빠진 아저씨(소년 설정이지만 뭘 봐도 3~40대의 고참 간지. 아 이런 무리한 소년 설정은 좀 포기했으면 좋겠네요 진짜!)와 남장을 한 군기 빠진 신병+바보+선머슴 소녀의 투닥거림이 참 재미있었어요. 덕분에 설명조가 남발되던 도입부의 미묘한 구림을 견딜 수 있었네요. 필리아 얘 생긴 건 묘하게 IS의 샤를이 생각나게 생긴 주제에(군복도 나폴레옹 시대 프랑스라는 느낌이죠. 프랑스맛!), 히로인인 주제에, 열혈만화의 근성 넘치는 입이 험한 바보 주인공이 하는 짓을 그대로 하는데...남자 주인공으로는 좀 싫어하는 타입인데, 히로인으로서 남주에게 구박받는 역을 맡으니 이게 꽤...신선하고 좋더라고요. 바보 귀여워요 바보 귀여워 씩씩한 바보 귀여워 ㅋㅋㅋ

이런 아가씨가 눈앞에서 어머니를 참수당하며 트라우마를 얻고, 복수심에 불타고, 그렇게 고생을 하다가 결국은 마음에 평화를 얻는...그 과정이 자연스러워 좋았습니다. 특별한 모에 연출은 없지만 행동 하나 하나에 애정이 쌓이더라고요. 민폐속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그런 트라우마를 얻으면 누구나 미쳐 날뛸 수밖에 없지 않나요...피리아 귀엽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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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레유도 능글능글한 살짝 복흑계의 글래머 성인 여성이라는 느낌이 참 좋았는데...이성적인 언니 느낌이 참 좋았는데...비중 더 늘려주지...아리에타도 있는데 미레유만 흑백 일러가 없니...글래머 부관 누님 일러...으흑 ㅠㅠㅠㅠ

왜 흑백 일러에 집착하냐면, 이 작품은 흑백이 컬러보다 더 일러 퀄이 높아 보여서...컬러는 깔끔하지만 솔직히 개성이 부족한 그림체인데, 흑백은...투박한 정감이랄까...캐릭터의 얼굴에 개성이 느껴지기도 하고...배경도 착실히 그린 것이 정성이 느껴져 좋고...뭐 그랬습니다. 미레유가 일러가 없는 판국에 뭔 놈의 남자 일러만 이렇게 잔뜩! 너무해! ㅠㅠ

갑옷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았겠지만...흑...미레유...



단권으로 끝나도 좋은 이야기지만, 가능하면 이 이후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은데...(비중이 부족했던 다른 등장인물들이라던가, 머스킷 총 같은 잘 살리지 못한 세계관이라던가), 1권 발매 이후 6개월쯤 지났는데 아직도 2권 소식이 없다고 하네요...

2권...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AK노벨 디자인이 평범하게 좋아졌더라고요. 더 이상 표지에서 그놈의 구린 황색을 볼 일이 없어졌습니다. 어설프게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남들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경우가 꽤 있는데, 이 경우가 대표적(...)

그나저나 AK노벨 포스팅...진짜 오랫만에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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