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인 지음, REUM 그림 / 디앤씨미디어(시드노벨)
표지는 페이크. 1권 감상에 적었듯이 히로인들 중에서는 가련이를 제일 좋아하는지라, 2권 표지를 보고 은근히 가련 무쌍을 기대했었는데...그런 거 없네요. 그런 거 없어요. 실제로는 신캐릭터인 금발여왕님 서린의 권이고, 다른 히로인들은 구색만 맞추는 수준.
너무해! 금발이 너무해! ㅠ_ㅠ
그런 서러움 때문일까요? 참 좋아했던 1권의 세 히로인들에 비해서, 서린은 좀 별로더라고요. 쿨하게 안경의 본질을 지적할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애가 알고보니 전형적인 외강내유타입의 츤츤대는 유리멘탈인지라...ㅠㅠㅠㅠ 좀 더 노골적으로 안경에게 약한 티를 내며 구원콤플렉스를 충족시켜주었으면 나았을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애가 또 너무 독립적으로 땅을 파서...2권 전부가 자신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도 영 밋밋하고 안정적이기만 한 것이 취향에 안 맞아서, 그쪽 버프도 못 받았고...
무엇보다...별로 안 야해요. 안 야하다고요! 작품 최고의 장점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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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권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만...그래도 2권 자체만 말하자면 뭐...평타 이상은 찍었다고 생각해요. 수라장 러브코메로서 무난한 재미는 준 듯. 계속 이렇게 나가면 좀 곤란하겠지만, 고작 2권에서 매너리즘 운운하는 것도 우습기도 하고...캐릭터 취향에 의한 일시적인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3권도 일단은 구입 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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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유유유가 인기 1등이라는 것 같은데...솔직히 믿기 힘드네요...끄아앙...
유유유가 안 귀여운 것은 아니지만, 다른 애들도 많은데 상대적으로 가장 덜 좋아하는 그 평범얌전이가 1등이라니...유일하게 눈에 띄는 개성이라면 거유 하나뿐인데, 그마저도 어필 없었잖아! 乳乳乳 주제에 그런 거 없었잖아!! 소수취향자의 비애를 여실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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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점장님 귀엽지 않나요 점장님. 자기 코너에서 허세 부리는 모습 짱 귀여움.
덮밥을 노려라, 안경!!(...)


나승규 지음, 코멧 그림 / 디앤씨미디어(시드노벨)
앞서 쓴 그녀녀녀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이후 적을 나노예도 그렇고...전부 2권이다 보니 할 말이 좀...겹치네요. 세 작품 다 1권에서는 좀 모험을 했지만, 2권부터는 고저차를 줄이고 안정적인 관리에 주력하는...이 바닥의 모범적인 2권이라는 느낌이었거든요. 보편적인 2권의 특징이라고 하기 힘든 부분인, “1권에 비해 캐릭터 모에가 좀 아쉽고, 스토리의 안정적인 전개에 주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까지도 우연이겠지만 묘하게 비슷한 것이 참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셋 다 무난하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음...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원체 모범적인 글 보다는, 기세 좋은 또라이를 좋아하는 글취향이라서...재밌게 읽으면서도 셋 다 1권에 비해서는 좀 아쉬웠긔...
솔직히 객관적인 완성도는 전부 1권보단 2권이 더 나은 것 같긴 한데...
제 취향이 원래 좀...이 모양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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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작가 특유의 감정이 끓어오르는 클라이맥스는 여전히 만족스럽습니다. 초반 전개가 너무 산만하지 않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중반을 넘어서며 확 질러주더라고요!
주인공이 고생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고집을 관철해 내고야 마는데...지인들 중에서는 캐릭터가 너무 변하는 것이 아니냐고 껄끄러워 하던 분도 있었습니다만...저는 이런 거 참 좋아하니까요. 소심한 양민 A가, 중요한 순간에 용기를 내서 발악하고는, 마침내 성공하는 거, 아주 좋아함. 좀 판타지스러워도, 그게 뭐가 나빠! 뭐가 나빠!! ㅠㅠㅠㅠ
특히 마지막에 수리의 빈틈을 확 찌르는 장면이 너무 좋았네요.
멋있어~ 속 시원해~ 로맨틱~
히어로다! 히어로가 나타났다...!!
오빠 달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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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인영”에 대하여.
1권에서 워낙 주인공이 전여친 관련으로 진상을 떨어대서, 솔직히 전여친이 실제로 등장 했을 때에는 내용이 깝깝해질까봐 걱정했었는데...다행히도 그런 건 없었네요.
여러모로 예상을 깨는 독특함이 좋았습니다.
아리와 같은 순수한 바보 캐릭터에, 좀 더 리얼하게 독기를 불어넣은 느낌? 처음에는 진짜 4차원을 넘다 못해 타인과의 공감에 문제가 있는 싸이코패스를 보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동정심을 느끼게 되더니,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엔 막 애틋하니 동정심까지 느끼게 됐습...졌다...내가 졌다고...오빠 여깄어ㅠㅠㅠㅠ
아리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네요. 연민이 가는 진지한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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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비해서는 많이 온도차가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울 때와 밝을 때의 분위기가 확 차이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개에 큰 무리수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인영의 캐릭터 조형이 대표적이였지요. 이렇게 온도차가 크면 코메디 파트에서는 잘 나가다 시리어스 파트에서 망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원래 시리어스 쪽을 잘 쓰던 작가여서 그런지 그 “차이”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중간과정이 설득력있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딱히 거부감은 들지 않더라고요.
아니 오히려 이 작품은 그 격차가, 언밸런스함이 매력임 ㅋㅋㅋ
예를 들어 수리를 원래 성격대로 미쳐 날뛰게 했으면서도, 라노베 수위를 넘지 않는 결과가 나오도록 수습한 그 마지막 장면 말인데...참 요령이 좋다고 느꼈네요. 제 취향상 “왜 선을 안 넘어! 안 넘냐고! 수리 미친년스러운 모습 더 보여줘! 치사해! 사적제제 폭발해라!” 막 이런 불만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런 저 같은 독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전개였으니까요...이렇게 보통은 클리셰라며 적당히 포기하고 넘길 부분을, 성실하게 보충설명을 함으로서 안일하지 않게 표현하는 작품들에게는...언제나 호감을 느낍니다.


나승규 지음, AnZ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이것도 라노베 2권답다...고 하는 건 앞서 두 번이나 반복한 이야기이니만큼 넘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만도 없네요. 워낙 컨셉의 발칙함으로 먹어주던 작품이니만큼, 앞의 두 작품에 비해 “안정적이다”는 것에 대한 패널티가 이 작품은 좀 크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나노예 2권은 1권에 비해 여러모로 힘이 딸린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서사에만 신경 쓰느라 캐릭터물로서의 재미(발칙한 섹드립, 즐거운 만담 등)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 것이 좀...
빵 터지는 맛이 부족합니다...텐션 낮아요...버들은 좀 더 날뛰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마무리 만큼은 1권보다 2권이 더 마음에 들었네요. 확 극적으로 뭐가 터진다기보다는 조용하게 가라앉는 현실적인 느낌의 엔딩인지라, 제가 좋아 죽을 그런 타입의 엔딩은 아닙니다만...1권처럼 맥빠지는 느낌은 들지 않았음. 적절하게 깔끔한 마무리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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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에 대한 사람들의 취급이 이상할 정도로 좋은 것 같아요.
1권에서 주인공이 용서해 줄 때도 짜증났지만, 그거야 뭐 주인공 개인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주인공을 아끼는 사람들은...특히 가족들은 솔을 안 좋게 봐야 당연한 것 아닌가요...2권의 주적이자 말하는 벽인 육덕파 여동생 라니는 애 정신상태가 그렇다 보니, 그냥 광신도라고 매도하고 넘길 수 있겠지만...합법 로리인 누나는 동생들과 달리 제대로 된 인간이고, 그렇기에 솔에게 상식적인(=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그런 게 좀...;;
정작 솔에게 주인공 등 쳐먹은 행위로 가장 툴툴대는 건...주인공에게 맨날 “남자놈 이름은 기억 할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괄시당하는 안경군...너 이 자식...좋은 친구...ㅠㅠㅠㅠ
그래서 그런지 예인이 솔에게 차갑게 대할 때, 예인 너무하다, 솔이 불쌍하다는 감정보다는...꼬시다는 느낌이 먼저 들더라고요...예인 잘 한다...좀 더 해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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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 작품 거유캐 취급 너무하지 않나요? 1권의 솔도 그렇고, 2권의 라니도 그렇고...가슴이 크면 이 작품은 적이야! 악역이야! 너무해! 가슴을 좀 더 사랑하라! ㅠㅠ
아...진짜 2권 표지를 보고 잘빠진 정장 누님에게 제가 얼마나 마음을 설레였었는데...정작 작품을 읽으니...뭐야...얘 무서워...진짜 말을 해도 들어쳐먹질 않으니 버틸 방법이 없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데...몸매만 이기적이고 성격은 이기적이지 말라고 좀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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