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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ReSET의 「일단은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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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바보는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1 - 부끄러운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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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바보는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1 - 6점 (3/5)
야나기미 토키 지음, 김경훈 옮김, 이치요 모카 그림

“너──날 지켜라.” 코이치의 가슴에 뛰어 들어온 미소녀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명령했다. 새끼 고양이처럼 가느다란 그 목소리는 창이 되어 코이치의 머리를 꿰뚫었다.

“나만 믿어!” 코이치는 전력을 다해 소리쳤다.

나는 항상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

〈특별한 존재〉나 〈비일상〉을 동경하는 17살, 사토 코이치. 컬러 콘택트렌즈로 만든 오드아이나 의미심장한 대사로 허세를 부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실은 굉장히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금발벽안의 미소녀 아루루와 조우한 덕분에 염원의 이능 배틀에 돌입! 하지만 코이치가 받은 이능력은 엄청 허접했다?! 망상소년 최강전설, 막이 열리다!



설정부터 “팍-!”하고 꽂힌 소설. 이자식 너무 부끄러웤ㅋㅋㅋ공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부끄러웤ㅋㅋㅋ치학곜ㅋㅋㅋ아이고 부끄러워 죽겠넼ㅋㅋㅋㅋ...ㅠㅠㅠㅠ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꿈꾸어 보았을 매력적인 시츄에이션에서 시작하는...본격 치학계 오덕공감 코미디. 개인적으로 중2병은 까든 핥든 엄청 좋아하는 소재인지라, 시작부터 호감이었습니다. 이런 설정이라면 안 볼 수가 없잖아...!

그리고 다행히도 제법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네요. 치학계 오덕공감 코메디 + 모에 + 바보 + 열혈적 소녀구원물 + 세카이계 등등의 코드가 잘 녹아든 작품이었음.



개그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취향. 중2병을 비롯 각종 서브컬쳐적 클리셰를 귀엽게 디스하는, 자조적 바보 코메디가 즐겁습니다. 클리셰를 비꼬는 경향이 있지만 막 독기 쩌는 블랙코미디 이런 것은 아니고...살짝 순정스러운 일러스트에 어울리는, 귀여운 느낌의 코메디. 바보스럽고 모에합니다. 사이비 천사에, 클리셰대로는 풀리지 않는 동거 시츄에, 허접하기 짝이 없는 복돌이 능력까지...꽤 자주 웃을 수 있었네요.



불타오르는 불행소녀구원물로서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 주인공의 허접한 능력이라던가 중2병으로 인한 동기 같은 설정들은 완전 사도입니다만, 평범했던 소년이 불행한 (미)소녀를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금서목록 등의 작품이 잘 쓰는 열혈적 클리셰를 멋들어지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허세라도 마지막까지 관철시키면, 내 승리다!” 라는 느낌?

어휴 이 바보자식ㅋㅋㅋ

하지만 이런 올곧은 바보,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저 검색하기 난감한 바보스러운 제목마저도, 작품의 성격을 생각하면 제법 잘 어울리는...그런 작품이었네요!



주인공 마음에 듭니다.

부끄럽지만 공감가는 솔직한 욕망도 그렇지만, 쓸데없이 땅 안 파는 바보라는 게 또 좋네요. 자기애가 뭐가 나빠! 허세가 뭐가 나빠!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게 뭐가 나빠! 기분 나쁠 정도로 이타적인 동기만 있는 듯이 묘사되는 비인간적인 녀석보다는, 이렇게 이기적이고 멍청한 동기에서 진심이 되는 쪽이 저는 좋습니다. 애초에 사람의 마음이 순수한 한가지 요소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타심과 이기심은 물론, 사랑과 증오 같은 정반대의 감정까지도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잖아요?

그래서 자기 말로는 허세라고 하지만, 이미 아루루를 위해 몇 번이고 목숨을 건 순간, 주인공의 행동은 부정할 수 없는 “진짜”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가짜에서 시작해 진짜가 되는, 이런 전개...좋아합니다...아주 좋아합니다...

///

다만 주인공의 능력이 아무리 그래도 도가 지나치게 허접하다는 것은 문제. 개그 요소로서 꽤 즐겁게 쓰이기도 합니다만...역시 중요한 장면에서 쾌감을 느끼는데 너무 걸림돌이 되네요. 애가 좀 싹수가 보여야 성장하는 맛이라도 있지...능가하긴 뭘 능가했어 그냥 야바위로 이긴 거잖아...다음엔 대체 얘 뭘 어떻게 해서 이겨야 함...ㅠㅠㅠㅠ



히로인들 중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메인 히로인인 아루루도, 동료인 합법 로리도 소심 거유도 아닌...초반에만 반짝하고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는 못한, 소꿉친구 아가씨.

쿨한 숏컷에 다리가 매력적인 새디스트 안경녀라니...주인공 갈구는 걸 즐기면서도 사실 마음속으로는 데레데레한 소꿉친구라니...너무 좋지 않습...ㅠㅠㅠㅠ

애초에 중증 중2병인 주인공을 무시하지 않고 이렇게 잘 대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녀는 성인군자. 다른 동성 소꿉친구 둘도 그렇고...주인공 이자식 친구 복이 너무 좋아...

비일상이 등장하는 작품에 있어 일상에 속하는 히로인은 여러모로 패배가 약속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런 독특한 개성을 가진 그녀인 만큼...그렇게 쉽게 져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아가씨도 어서 비일상으로 넘어오면 좋을 텐데 말이죠!



메인 히로인인 아루루는 여러모로 세카이계를 떠올리게 만드는 히로인. 운명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로맨틱한 만남이라던가,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거는 주인공이라던가, 세계의 존망이 걸린 히로인이라던가...딱이죠 딱.

다만 아루루 자체의 매력의 어필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세카이계라고 하기에는 아루루→주인공은 강렬한데(그런 상황에서 반하지 않는 게 이상하죠 로맨틱 로맨틱! >_< ), 주인공→아루루는...굉장히 헌신적이지만 세카이계에 어울리는 절애라고 하기에는 좀, 미묘?

작중에도 나오듯이 시작은 연심이라기 보단 나르시시즘에 가까웠다는 것을 주인공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으니까요. 앞서 말했듯이 그게 뭐가 나쁘냐는 입장입니다만, 세카이계 특유의 느낌이 약해지는 것이 사실. 세카이계라면 그 순간 눈에 콩깍지가 씌였겠죠.

뭐 그 대신 다른 히로인들과 러브 코메디가 가능해졌으니...일장일단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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