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세린 지음, Juke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2권의 안티테제.
딱히 어둡고 처절한 내용은 없었지만, 독자에 대한 독기만 따지자면 지금까지 중 가장 심했던 권.
솔직히 너무 지나쳤습니다...
전체적으로 전개가 너무 답답하고, 등장인물들은 짜증나고, 엔이세라는 시리즈의 약속이 된 “클라이막스의 폭발하는 카타르시스”도...이번엔 영 애매했으니까요. 이번 권 만큼은 워낙 전반적으로 찌질우울답답한 분위기였던지라 마지막의 보상이 특히 중요했는데, 이걸 보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지는...최소한 저는 부정적. 하렘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정치적으로 올바를 수가 없는 것이거늘...이제 와서 그렇게 입바른 소리를 해 봤자...본능적 욕망은 어쩌라고요...앞권인 1.5권은 정말 제 마음에 쏙 들었었는데 이번 권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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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다 짜증나더라고요.
헤어밴드 같은 불편한 캐릭터들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이, 활용이 불편했어요. 네, 알아요. 순수하게 악하기만 한 사람도, 선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현실의 압박”이라는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도 그럭저럭 유효한 선택이었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인간들이 너무 떳떳하고 당당해서...짜증이 안 날 수가 없...헤어밴드 너무 활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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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들의 언행도 스트레스 제조기.
희진이는 처음에 패티시즘 돋는 묘사로 츤데레짓 할 때만 해도 귀엽고 좋았어요. 근데 갈수록 하는 짓이 짜증나서...아니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자기 애인이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약혼한다고 하면 당황하는 게 당연하지 않음? 그걸 가지고 막돼먹었다며 두들겨 패는 게 진짜 이해가 안 가서...
사실 예전처럼 시하가 밉상으로만 느껴졌다면 좀 덜 화가 났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1.5권을 계기로, 주인공인 시하에게 상당히 호감을 가지게 된지라...그때까지만 해도 희진이의 폭력은 그럭저럭 정당성이 느껴졌었는데, 다 시하 니가 잘못해서 맞는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젠 슬슬 희진이의 폭력이 진심으로 짜증나기 시작하네요...에로동인지가 필요해...
후...맥거핀이야 맥거핀일 뿐이고...미연쓰는 나중에 말하겠지만 표지에서 한껏 예쁘게 차려 입으면서 저를 홀린 주제에 애가 너무 4차원이라 또 정이 떨어져서...
남은건 누님밖에 없쓰요...그래...진리는 누님인 것이다...누님천국...불신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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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시하가 또 잘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님.
얘 너무 찌질해서...1.5권에서 간지 휘날리던 그 모습 어디갔음...모처럼 세계를 구한 만렙 용사로 인정했더니, 이 새끼 어느새 또 이리 멘탈 렙다당했어...찌질해...
최소한 상대의 마음을 직접 확인 정도는 하라고! 아 진짜 보면서 속터져서 진짜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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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미연쓰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얘 어디의 4차원 외계인...
결말 자체는...뭐 웃기긴 했어요. 표지에서만 예쁘게 어필하고, 얘가 권 내내 하는 일이 없기에 얘도 이번엔 맥거핀인가...이러고 있었는데...마지막에 빵ㅋㅋㅋㅋㅋ뭐야 이 미친 전갴ㅋㅋㅋㅋㅋ제가 좀 병맛 폭발하는 전개 좋아하는 거, 아시는 분은 아시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의 폭발력 자체는 상당히 호의적으로 보았습니다만...내내 당하기만 하는 도M컨셉으로만 나오다가, 시하의 허리를 풀리게 하며 갑자기 도S적 본성을 드러내는 장면 에로틱하면서도 웃겨서 좀 웃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해결 된 것이 없잖아(...)
내용누설이 있어 숨겼습니다.
대체 왜 말을 안 하는 건데...지금까지 미연쓰 얘 딱히 사고방식이 4차원이라는 어필은 안 되지 않았었나요? 뭐야 대체...주인공의 차마 못 물어보는 찌질함이, 희진의 오지랖이 사태를 더 키운 거긴 한데...근본원흉은 미연쓰 너야 너;;
좀 메타적으로 생각하자면, 기상천외한 진실의 공개를 통해 막판에 거하게 터트리려고 일부러 이런 소통부족의 스토리로 나간 것이겠습니다만...일방적으로 마음을 희롱당한 느낌인지라 솔직히 기분 나쁘네요. 제가 원래 사람 마음을 갖고 노는 게 어지간한 폭력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생각하면 할수록 좀...거식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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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투 자체는 보기 즐겁긴 한데, 시원시원한 재미가 있는데, 왜 하는지는 마지막까지 이해가 잘 안 갔...아니 뭐 구성상으로 막판에 전투가 없으면 심심하겠죠. 있으면 좋죠. 좋긴 한데...그 싸우게 된 계기라는 게 너무 난감하지 않나요(...)
감정론에 따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3의 길을 찾았다고 하기에는...애초에 좋은 남자의 조건을 무력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좀 아니잖...기세에 휘말려 쓱 넘어가기는 했지만, 이거 생각하면 할수록 시하 꼴마초스러워서 뿜ㅋㅋㅋ 대체 왜 싸움이냐고ㅋㅋㅋ


인간실격 지음, Anmi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완결권.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그림으로 그린듯한 그랜드 피날레.
이런 엔딩은 흔한 만큼 그 결과에 다다르는 과정의 설득력이 중요한데, 설득력 있게 잘 마무리 되었다고 느꼈어요. 특히 막판이라고 쓸데없이 진지 빨다 독자 손발 오그라들게 만드는 경우가 흔한데, 이 작품은 그런 우를 범하지 않은 것이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뚝심있게 유지되는, 그 병신같지만 멋있는 분위기 진짜...ㅋㅋㅋ 솔로몬 왕의 판결을 바보로 만들었잖아 이 미친 폭주전개 어쩔꺼얔ㅋㅋㅋ 수습에 실패했다면 좀 곤란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설득력있게 잘 마무리 되었으니까요. 장점만 남았다능! 계속 키득거리며 유쾌하게 볼 수 있었네요. 비바 하이텐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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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 그런지(?) 대놓고 마니악한...좀 사적인 드립이 마구마구 터져나와서 피식.
이리야 3권 완결드립이라니 이보쇼 ㅋㅋㅋ 인실님 홀로 오토코노코의 대체어로서 꾸준히 밀던 소년데소년이 결국 여기에 ㅋㅋㅋ 특히 “나는 타오르는 XX의 칼날!”은 진짜 극소수만 알 개드립이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마지막 드립은 진짜 코어하고 꼬인 드립인데요...추억 돋은 김에 설명해 보자면, 추억의 명작 마술사 오펜의 “나 발하노라 빛의 백인!”이라는 주문이, 국내 최초 정식번역본에서 “나는 타오르는 빛의 칼날!”이라는 병신 같은 번역으로 소개된 것을 일컫는 것일 겁니다. 멀쩡한 광선공격 주문이 오역 덕분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자폭기化...
아, 혹시 몰라 첨언하는데 NT판 오펜은 멀쩡합니다. NT가 나오기 전에 판타지 노벨, 어드벤쳐 노벨이라고 학산과 대원에서 각각 지금의 라노베의 전신에 해당하는 사업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번역의 질도 개판이고 그마저도 나오다 안 팔린다고 끝까지 내주지도 않았고...그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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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소한 드립들도 좋았지만, 역시 일흑 완결권의 드립은 1호와 2호의 자웅동체적(?) 드립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고요...2호는 1호와 있을 때 가장 빛나지 않았나요? 어울리지 않던가요? 둘 다 마조계열이라 별로 안 어울릴 가능성도 높았는데, 작가 스스로도 지적했듯이 지 TS버전이랑 투닥거릴 때가 제일 생기 넘치고 대화의 핑퐁이 톡톡 튀는 게...ㅋㅋㅋ 얘네 상성 너무 좋은 것 같음 ㅋㅋㅋ
특히 성희롱 말인데, 원래 질척거림 없이 경쾌하고 기분 좋은 드립으로 도배되는 작품이었는데, 아예 자기 자신이 되니 죄책감따위 버리고 더 날아가 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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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전개에서 “성실함”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계속 조역으로 밀려있던 연지씨의 이야기라던가, 활약할 건덕지가 보이지 않는 재희(사실 너 평범한 거...맞아...)를 어떻게든 분량을 내서 활약을 시키며 제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매듭지어 주더라고요. 보통 포기하고 넘길 텐데. 어유 성실해...
가벼운 분위기로 통통 튀듯이 달리면서도, 단순한 감정론으로 밀어 붙이지 않고 어른으로서도 제대로 납득가는 설명을 해 준 것도 좋았고요. 재희가 카란에게 말 한 "진짜가 아니라면 안 됐다니, 어렸구나." 같은 대사가 그 대표라고나 할까, 전형적인 소년만화적 10대 감수성만 밀어 붙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동심을 잃은, 현실적인 독자들도 제대로 설득하려고 든 점에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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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간의 무리한 키아 버프는...솔직히 감점요인?
카란이 “그래, 나는 역시 키아가 최고야!”라고 선언하면서 다른 히로인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하는데...덕분에 중반 전개가 루즈해지면서, 이런 경쾌한 작품에 있어 필수적인 속도감이 상당히 죽어버렸다는 느낌. 덕분에 만족스러운 마무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4권이 전체적으로 재미있기는 더 재미있었네요. 덕분에 키아에의 호감도가 오르긴 올랐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그걸 위해 손해본 것이 너무 많아 보였음요...
정말 이 부분에서 너무 작가의 사욕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키아가 메인히로인인데!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왜 아무도 좋아해 주지 않는 거야? 세상은 잘못되어있어! 캬악! 키아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주고야 말겠다!”라는 오오라가...말 안 해도 느껴졌...-3-
아무리 그러셔도 이 작품에서 가장 귀여운 건! 카란이고! 가장 멋있는 건! 던하르인 걸!
둘 다 남캐인 걸!
(...)

그런 의미에서 어나더 표지는 신의 한 수. 카란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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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마지막의 그 솔로몬 왕 바보 만드는 패기 넘치는 보상(?) 전개 덕도 있어서, 키아 버프에 그렇게까지 큰 대미지는 입지 않았지만요. 살짝 은유적으로 나눠먹기(ㅋㅋㅋ)를 암시하고 지나가는데, 너무 노골적이면 싼티가 날 테니 그 정도가 딱 적절한 AS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정~ 요정~ 사랑의~ 요정~


이시부미 이치에이 지음, 곽형준 옮김, 미야마 제로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갈수록 물오르는 하렘 에로 코메디 + 소년만화풍 열혈 배틀 판타지.
배틀물로서는 좋아도 하렘물로서 영 미묘하다는 것이 이 작품의 약점이었는데, 3권을 기점으로 대폭 개선. 리아스도 아시아도 이젠 슬슬 히로인 같아 보이네요? 아시아는 진부해빠진 비극의 히로인이라며 낮게 봤었고, 리아스도 그렇게 벗어던지는 것에 비해서는 여자라기보다는 친누나스러운 느낌이라고나 할까...귀여움이 부족했는데, 그래서 둘 다 영 별로였는데, 이번 권부터는 제법 귀여움! ㅋㅋㅋ
배틀물로서야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권도 안심의 퀄리티. 키바의 과거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남자의 우정? 뭐 그런 부분의 비중이 적절해 좋았습니다. 남성향 코미디라고 남캐를 몰개성하게 만들어 공기로 만드는 거, 안 좋아하거든요...하렘 코미디라도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개성이 확실한 편을 선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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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 속성에 광신도 속성을 넣어 적대세력으로 굴리는 것에 깜짝. 그리고 그에 대한 주인공의 인식이 무골호인이라는 인상에 걸맞지 않게 의외로 단호해서 또 깜짝.
아니 보통 그렇게 특정 집단에 뼈저리게 당하고, 소꿉친구가 그 집단의 광신도라고 한다면, 과거에 사이좋게 놀았던 추억이고 뭐고 주인공처럼 경계를 하는 것이 당연한 반응이겠습니다만...원래 이 바닥이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바닥이니까요. 예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주인공이 점수를 땄네요? 그래...잇세는 할 때는 하는 아이!
뭐 이 작품의 하렘 속성을 생각하면 좀 늦어질 뿐이지 어차피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 같기도 합니다만...이미 히로인 후보가 차고 넘치는 작품이니만큼 굳이 거기까지 마수를 뻗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뭐 두고 보면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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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비아는 외모만 따지자면 참 취향이긴 한데...너무 쉬운 여자라 맥이 빠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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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파워업 속도가 너무 사기적이라 밸런스 붕괴의 위험까지 느꼈었는데, 이번에 라이벌이라고 나온 백룡황을 보니 그 속도라도 부족할 삘. 이거 위험하지 않나요? 수습하기 위험하지 않나요? 주인공은 둘째치고 리아스를 비롯한 동료들이 이 미친 파워 인플레에 올라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번 권 소재가 키바의 과거인지라, 키바가 파워업 하긴 했는데...다른 동료들도 어떻게든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으면...솔직히 리아스 너무 약해보이면서 주인님으로서의 위엄이 사라진지 오래됐죠(...)
tag : 라이트노벨, 엔딩이후의세계, 일편흑심, 하이스쿨DxD, 류세린, 인간실격, 이시부미이치에이, ★★★☆☆, ★★☆☆☆, 노블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