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케즈키 조 지음, 박경용 옮김, 시코르스키 그림 / 학산문화사(X노벨)
“간만에 일본에 태어난 마왕의 힘을, 이탈리아의 결사에 뺏길 수는 없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신캐릭터 검의 무녀가 등장. 그렇게 신 히로인 추가인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이 에나라는 아가씨가 히로인으로서는 어필이 너무 부족하다고나 할까 민폐만 끼친다고나 할까...귀여운 맛이 없네요! 수치심은 소중합니다...부인이 되겠다고 마구 들이대기는 하는데, 소녀심 같은 것 없이 너무 사무적인 느낌이라 영 마음이 동하질 않더라고요...
오히려 이번 권은 기대하지도 않은 에리카의 턴이었다는 느낌.
언제나 무쇠도 씹어먹을 것 같았던 에리카가, 무슨 비련의 히로인 같은 시츄에이션을 찍으며 단단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원래 서로 힘을 주어 밀다가, 한쪽이 확 힘을 빼면 밸런스 조절 못하고 확 넘어가는 법이잖아요? 딱 그 꼴이 났습니다! 의식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약한 시늉도 하며 밀당을 시전하는 에리카느님은...무적이야! ㅋㅋㅋ
///
에리카 외에 유리에 대한 보정도 꽤 강하게 들어간 권입니다만...작가는 사실 에리카 보다는 유리를 밀려고 노력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만...요건 나중에 말하겠지만, 작가가 너무 힘을 쏟으면서 오히려 효과가 살짝 미묘해진 감이 있음(...)
◆
내용 자체는 좀 변칙적이라고나 할까, 후기에서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이 좀 얌전했던 편. 지금까지 내내 신이나 다른 캄피오네와 목숨을 걸고 싸웠던 것에 반해, 이번 권은 학창생활 메인으로 소소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번에도 나름 고생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사건이 작다고나 할까...쉬어가는 권에 가깝다는 느낌? 솔직히 중반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마지막까지 변변한 활약 안 하고, 히로인들간에만 툭탁대는 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으니까요.
보스라고 나온 것도 솔직히 지금까지에 비하면...너무 만만했고...ㅋ...
덕분에 작품 특유의 "막나가는 신화탐구"도 이번엔 X.
하지만 그런 소소함이 싫지는 않았어요. 항상 목숨을 건 싸움이라는 비상상태가 메인이었던 것이 이 작품이었는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스케일이 작아지다 보니 학창생활이라는 “일상”의 비중이 상당히 커지면서...히로인 공인 하렘이라는 이 작품의 치사할 정도로 달달한 설정이 표면으로 떠올랐거든요! 매번 이런 맛이 되면 좀 질리겠지만, 이렇게 가끔씩만 보여준다면야 대환영이네요! 아 달달하다...공인하렘남...남자들의 적...ㅋㅋㅋ
◆
신캐릭터 에나에 대하여. 털털하고 호전적인 성격. 검술가. 릴리가 유리의 상위호환이었다면, 에나는 강한 성격이 에리카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하지만 완벽한 숙녀를 연기해내는 에리카와 달리, 본능대로 움직이는 배틀 정키라는 것이...문제. 다짜고짜 쳐들어와 생판 모르는 사람도 있는 앞에서 자식계획을 논하는 그 마이 페이스는 마음에 들었지만, 히로인으로서의 매력으로는 이어지지가 않아서요...일단 사랑에 빠진 소녀심 이런 건 눈꼽만큼도 없이 너무 사무적이기만 했고, 무엇보다 너...번거로워...너무 사고를 많이 쳤다고...-_-
에나의 존재의의는 최소한 이번 권에서는 소동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유리의 등을 강제로 떠밈으로서, 번거롭게 뗵떽거렸던 츤데레를 그나마 솔직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그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리야가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는, 그 직후 부끄러워 에나의 뒤에 숨어버리는 모습은 상당히...귀여웠거든요 ㅋㅋㅋ
하지만 마지막의 '고도와 상성이 최고라니까!'하면서 밀어주는 장면은 너무 오버해서 좀...
너무 노골적이었어요. 작가가 너무 마음이 앞서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독자가 멋있다고 느낄만한 묘사를 함으로서 저절로 독자가 그 멋을 느끼게 하는 올바른 과정을 건너뛰고, "멋있다"라고 대놓고 작가의 가치판단을 강요하는 촌스러운 짓을 저지르고는 하는데...이번 경우가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순순하게 유리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었지만, 이 건은 릴리아나가 불쌍해 보이기도 해서(이번 권 대놓고 역보정 받지 않았나요? “기사니까요!”라고 하면서 완전 사랑에 푹 절은 새댁짓을 하고 있는데, 그걸 표면적인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고도 이 고자새끼 진짜 ㅠㅠㅠㅠ) 오히려 역효과였네요...너무 작가가 성급했다능...
◆
파워 업 떡밥에 대하여.
이번 권으로 드디어 베르스라그나의 모든 화신을 습득하게 되었고, “언령”으로 히로인들의 파워 업도 가능해지게 됨으로서 히로인들의 전투상 비중이 좀 더 올라갈 여지를 만들었네요. 무엇보다 키스를 할 이유가 더욱 늘어났다는 점이 매우 바람직합니다...ㅋㅋㅋ
처음으로 적에게서 뭔가를 탈취하기도 했고요.
솔직히 되게 소박해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얻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고요...적절하게 멋있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도검법이라니. 도검법이라니. 너 임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는 힘에 휘둘리지 않고 계속해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자각이 없지 않나요. 개그도 아니고 도검법 운운하며 검을 안 가져가겠다니...너 임마...가끔 이렇게 지나치게 일본적으로 호구스러운 느낌을 줄 때마다, 영웅신화물로서 좋아하는 저는 조금 실망하게 됩니다...


우에스 테츠토 지음, 윤영준 옮김, 타마고노 키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L노벨)
쉬어가는 권.
하지만 꼴릿한 먼치킨 판타지라는 이 작품의 정체성 자체는 여전합니다. 오히려 어설프게 진지할 때보다 이쪽이 훨씬 좋았네요. 이후 전개를 위해 느긋하게 각종 떡밥을 까는 동시에, 일상의 묘사를 통해 뻔뻔할 정도로 흐뭇한 하렘코메디를 보여주는데..."뻔뻔할" 정도라는 것이 포인트!
히로인들이 뭐랄까...그간 자신의 연심을 재확인하게 됨으로서 뻔뻔할 정도로 적극적이 됐어요! 순진하기만 한 줄 알았던 뮤가 가장 꼴릿하게 보일 각도나 타이밍 같은 걸 다 계산하고는, 시치미 뚝 때고 주인공 앞에서 어필하는 장면에서는 진짜 빵 터져서...ㅋㅋㅋ
이어지는 리스티와 뮤의 만담도 참...뻔뻔했죠. 한 남자를 사랑하는 아가씨들이 하렘 준공인 상태로 질투 없이 서로의 우정을 다지는 이야기라니, 이게 참 뭐랄까 죄악감이 느껴지는 게 제가 여자라면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하지만 그래도 좋은 건 좋은 법이라고!! 남자의 판타지가 뭐가 나빠!! 너무 좋을 대로의 전개이기는 해도, 치사한 열등의식 같은 네거티브한 면은 보이지 않아서...의외로 생각보다는 저항감이 들지 않았네요.
앞서 언급한 DxD의 경우,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동경하는 여성의 약혼자라는 멀쩡한 이케맨 악역을, 애니에서는 상종불가능한 싸구려 양아치로 설정을 변경하는 바람에, 그 노골적인 열등감의 묘사에 상당히 짜증을 낸 적이 있었는데...네거티브는 거북해도 포지티브라면 뭐...헤헿...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냐능...‘ㅅ’
그러고 보니 캄피오네도 그렇고 이것도 공인하렘물...내용상으로도 이번 권은 둘 다 쉬어가는 이야기...노린 것은 아니지만 포스팅하는 두 작품이 은근 비슷해서 웃겼음;
◆
어느새 어나더 주인공이 된 소시민 K군의 인생역전도 포인트. 정체불명의 로리의 등장을 계기로 개심하는 전 양아치라니, 너...그 삼류 양아치가 어느새 여기까지...ㅠㅠ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먼치킨물이다 보니 좀 섬세한 맛이 부족하달까, 성장극 이런 건 거의 놓고 있었는데...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녀석이 되지 않을까 기대중입니다.
◆
그리고 주인공 일행의 파워 업 떡밥도 등장했지요.
좀 편의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대로는 반장이나 치카게가 너무 도움이 안 되니...파워밸런스 상승의 희생양으로서 공기로 만두느니, 좀 무리해서라도 이렇게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적절하다고 봅니다. 근데...리스티는? 뮤나 리스티 같은 이세계출신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논리 아닌가요 그거? 뮤야 별의 별 떡밥이 있어서 걱정은 안 들지만, 리스티는 파워업할 건덕지가...없...차후의 공기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네요(...)
◆
막판의 전리품이 너무 이 작품다워서 뿜.
역시 속옷이라 하면 검정 아니겠나요 홓호호...
그 주인이 되는 새로 등장한 누님도 되게 마음에 드는 캐릭터고 말이죠! 크다고! 미유보다 커! 검은색이 잘 어울리는 미인 비서풍의 성숙한 누님이라니...야호!!
tag : 라이트노벨, 캄피오네, 열등용사의귀축미학, 타케즈키조, 우에스테츠토, X노벨, L노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