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위의 마왕”의 작가 최지인의 발칙한 변신. 작가 특유의 부드러움과, 러브코메디 특유의 클리셰가 합쳐져, 변태신사들을 위한 독특한 에로스를 보여 주는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작가 성향상 하렘이니 뭐니 해도 구도를 보고는 결국은 청춘성장물에 가까운 이야기가 될 줄 알았는데...의외로 캐릭터 모에를 중시한, 정통파 러브코메라서 깜짝 놀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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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작품...야해요.
모에와 에로스는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벡터가 다른 코드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작품의 히로인들은 그 둘을 동시에 적절하게 갖추었다는 느낌. 귀엽고 야하네요. 에로카와이데쓰요! 덕분에 야한 거 좋아하는 저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모에물은 기본적으로 섹스쪽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한이 있다는 느낌인데...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섹스를 위해 이성을 유혹한다”는 느낌이 진지하게 들어서...좋더라고요. 자연스러운 자유로움이 있다고나 할까, 금기를 건드리는 흥분감이 있다고나 할까, 뭐 그런...>_<;;
이렇게 에로스를 찬양한 것 치고 의외로 노골적인 장면은 거의 없기에, 저와 취향이 다른 분들은...대체 이게 뭐가 야하냐며 화를 벌컥 내실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이건 은꼴사, 아니 은꼴설이니까요. 대놓고 벗기는 것도 좋지만, 은근함의 미학 또한 사랑하는 분들을 위한 작품이니까요! 그 미학을 아는 신사들이라면, 이 작품의 에로함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가답게 에로 그 자체보다는 여성적이랄까 순정적이랄까, 뭐 그런 느낌으로 복장, 분위기, 상황, 내면심리를 강조하는 섬세한 묘사력을 보여주는데요...이게 진짜 배덕적이고 퇴폐적이고...페티시즘이...아주! 막! 폭발해서! 비바...헨따이!! 원래 변태라는 게, 바로 본게임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간질간질하니 빙~빙~ 돌아가는 맛이잖아요? 작가 특유의 부드러움이, 이런 변태 코드와 너무...너무 상성이 좋더라고요! 화끈한 자극은 없지만, 그 보드랍게 야들야들한, 뜨뜻미지근한 변태력이...진짜 막 사람 설레게 만듦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원고마왕을 보다 보면, 보는 나까지 고자가 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에로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어서, 히로인들에게서 색기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어서, 러브코메라고 할 때 진짜 전혀 기대 안 했었는데...훌륭한 변신...훌륭한 변태...후, 훌륭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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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유"만이 아닌 "강"(기정사실에 관하여 처음에는 한껏 패기를 부린 주제에, 알고 보니 별 것 아니었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느꼈고요...그리고 유유유의 거유한 “유”라던가! 그 이름에 그 설정으로 너무 활용 안 하는 것 아닌가요! 부끄럼쟁이...)도 신경 써 줬으면, 좀 더 노골적으로 막나가는 패기를 부려줬다면, 훨씬 제 취향으로 야시시한 작품이 됐을 것 같아서 아쉬움이 살짝 남기는 합니다만...뭐...작가마다 개성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아쉽지만 그런 부분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기대하는 것으로 타협을...‘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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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애호 순위는 가련>여동생>유유. 다만 이렇게 우열을 나누기는 했어도, 전부 사랑스럽고 귀여워서...딱히 싫은 히로인은 없었네요. 유유유가 어쩌다 보니 마지막으로 가긴 했지만, 그 아가씨도...참...처연하달까...버려진 강아지를 보는 듯한 동정심이 찡하게 들어서...;;
이 부분은 캐릭터 성격에 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심하다 싶은 부분은 가릴 생각이지만, 원래 이런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만큼...혹시 모르니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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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고로 마음에 들었던 한가련부터.
첫등장 당시만 해도 청순가련병약미소녀계...인 줄 알았더니, 다 페이크고 소악마 계열의 짖궂은 장난꾸러기. 가터벨트등의 화려한 속옷 취미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습한 퇴폐미로, 이 작품 최고의 에로소녀 타이틀을 획득한 소녀. 퍼펙트 다메녀. 시즈 완전체. 무엇보다 가터벨트라니...최고잖아요? 최고잖아요! 이 작품의 페티시즘은 한가련이 책임진다!!
무엇보다 남자를 몸으로 타락시킨다는 느낌의, 위험한 매력이 좋더라고요. 멀쩡한 남자도 S로 타락시킬 음란마조...어떤 플레이라도 원하는 대로...와...더 이상 자세히 말했다간 잡혀갈 포스팅이 될 듯...이게 다 가련이가 야한 애라서 그런 겁니다. 가련이를 탓하세요(...)
니트가 꿈이라는 그 노골적인 욕망도, 몰래 숨겼다면 모를까...이 정도로 솔직하면 괜찮지 않나요? 시원하잖아요. 스스로도 말했듯이 이런 건 안 숨기면 애교 아닌가요! 오히려 그 나태 속성을, 대신 최고의 섹스로 보답드리겠다며 에로스를 폭발시키는데 사용하는데...이게 진짜 신의 한 수...너무 로맨틱하면서도 꼴릿해서...ㅋㅋㅋ
이런 다메녀 주제에...시즈 완전체 주제에...또 의외로 배려심 있고...현명하고...이성적이고...후...제가 또 이런 안경이 어울리는 쿨한 도시여자 너무 좋아하지 않습니까...KO당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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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은 대충 겉으로는 무뚝뚝한 우등생(결벽증 학생회장!)이지만, 실제로는 독점욕 넘치는 변태 고양이라니...아니 이건 대체 어디의 에로게...
뭔가 히로인 셋 중에 가장 야껨스럽달까, 판타지스러운 클리셰가 강하게 느껴진 히로인이었네요. 킁킁하다 걸려서 에로신 돌입이라니, 대체 어디의 에로망가냐요 ㅋㅋㅋ
외모는 로리타입이라 제일 취향 밖이었는데, 저 음란한 암코양이 속성이 너무...취향이었어요. 줄줄이 터지는 에로망가 시츄에이션이 훌륭한 아가씨.
그나저나 어째 가련도 그렇고, 나중에 소개할 유유유도 그렇고...캐릭터 성격 소개에서 음란이 안 빠지는 소녀들이 없...뭐 좋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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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유는 상대적으로 가장 평범하니 순진한, 메인 히로인 타입. 천상 소녀. 감정폭이 가장 다양해, 울먹거리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참...괴롭혀 보고 싶게 만드는, 버려진 강아지 같은 소녀였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거유 속성이 있다고도 하는데...유감스럽게도 그쪽 속성은 위에서도 투덜거렸듯이 그다지 놀려먹지 못했네요. 이런 노골적인 소재의 활용에는 이 작품이 좀 아쉬운 면이 있으요...
그리고...망상녀. 순진하지만 언제나 에로 망상이 폭주중인 아가씨.
이 작품의 히로인이 안 야할 리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반 전개 누설 때문에 숨긴 부분. 보시려면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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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자체는 그냥 러브코메의 정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 “히로인들이 왜 주인공에게 반했냐”를 솔직히 너무 어영부영 넘긴 감이 있긴 합니다만...그 부분은 장르 클리세라는 것으로 좋게좋게 넘겼습니다. 어차피 이 작품은 야한 히로인들과의 야한 만담이라는 에로 개그가 핵심인 작품이니 말이죠. 스토리의 존재가치는 히로인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것, 그게 전부였다는 느낌?
솔직히 진상이라는 것이 너무 시시해서 사람 맥 빠지게 만든 것은 좀 그랬습니다만...뭐...오버하다 뒤집어지는 것보단 적절하게 수습하는 쪽이 나으니까요. 유유유가 워낙 비참하게 굴어서(...) 치정극이 되나 순간 의심이 들 정도였는데, 그것도 결국은 러브코메답게 별로 고통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적절히 수습해 내는데 성공했다는 느낌.
덕분에 다음 권도 별 고민 없이 집어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웰메이드 에로틱 러브코메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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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녀년에서 녀가 계속해서 불어날 조짐을 보이는 건에 대하여.
히로인이 늘어나면서...약자가...늘어난다!
뭐 사실 이게 단권이었다면 허니문 샐러드로 끝났겠지만...2권을 내야 하니까요. 연속성을 위해 1권의 완성도가 깎여나간 점은 좀 아쉽습니다만 뭐 허용범위 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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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좋죠. 1권 표지만 봐서는 색기가 좀 약한데, 당장 어나더 표지의 컬러 일러스트만 봐도...므흣...작품의 야함이 적절하게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다만...전혀 가공이 안 되어 있어 실제로 쓰기에는 애로사항이 꽃핀다는 것이 문제.

이 짤에서 딱 한자로고만 빠져있어요. 타이틀이고 뭐고 하나도 안 박혀 있는지라, 이걸 표지로 사용해서 책장에 꽃아 놓으면 보기가 영 거식해서...어나더 표지는 그래서 거의 무조건 사용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어나더 표지 안 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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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대해 사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
개인적으로는 "그녀녀년", 또는 "년년년"을 생각했습니다만, "년"이라는 단어가 아무래도 "놈"에 비해 느낌이 좀 뭐하다 보니, 여성 지인에게서 그녀녀녀로 하라는 압박을 받았...
tag : 라이트노벨, 나와그녀와그녀와그녀의건전하지못한관계, 최지인, 시드노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