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시공사
나온지 60여년이 지난 고전. 하지만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언급되는, 전설에 레전드. 워낙 나온지 오래 된 유명작이다 보니, 작품의 중요한 포인트는 다 알고 봤습니다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이 된 그 마지막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질리도록 우려먹히는 이유가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SF라는 장르의 “경이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문제의 그 마지막이요...충격적이긴 한데...음...어음...
뭔가 서양의 이토 준지라는 느낌?(...)
이토 준지와 아서 클라크라니, 말한 제가 생각하기에도 참으로 언밸런스한 조합이지만...솔직히 닮지 않았나요? 그 묘하게 초차원적인 허무감, 싸하게 가라앚는 김 빠진 사이다 같은 느낌은...이토 준지의 장편작들을 보며 느껴왔던 것이였으요. 지옥별 레미나라든가...소용돌이라든가...공포의 물고기라든가...뭐 그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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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용누설있습니다.
“인류가 하나의 자아로 통합 된다”는 결말은 워낙 유명한 것인지라 딱히 가리지 않을게요. 이 바닥에서는 에바 때문에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이고. 근데...직접 보니 생각하던 것과는 느낌이 꽤...다르더라고요.
뭔가 좀 나름 낭만이 있고 괜찮아 보이는...그런 엔딩일 줄 알았는데...차라리 LCL이 낫지 이건 그냥 맛있는 부분만 뜯어 먹힌 뒤 버려진 거잖...자아 무시하지 마! 무시하지 말라고!
자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지막이었네요. 이걸 제 시간에 보...는 것은 무리겠지만, 영향을 받은 에바 등등의 작품을 보기 전인, 오버마인드가 참신한 개념일 때 보았다면 정말 멘붕 제대로 했을 듯.
절대적 외계지성, 그러니까 오버마인드에 순응하고 긍정하는 듯한 태도가 참...마음에 안 들어서! ^^;;;;;;;;;;;; 대체 누구를 위한 진화냐고요! 해설을 보니 아서 클라크의 작품들 자체가 전부 이런 동의할 수 없는 기독교적(?) 숙명론의 지배를 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던데...아...해설 ㄱㅅ. 이 작가 작품은 더 안 봐도 되겠네염. 지나치게 비관적임...
내 주변에선 정신나간 똘아이 할아범이라는 평가인, 하인라인이나 봐야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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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이런 "우리는 외계문명의 노예에 불과하지 꿀꿀" 식의 디스토피아적 감성이 참 싫...당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맨날 당하기만 하니...질리잖...!
저 같은 사람들 때문인지, 요새는 인류가 제법 먹어주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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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오버로드죠...
인간 입장에서는 감언이설로 인류를 멸망시켜 상전에게 제물로 바치는, 그야말로 악마 그 자체입니다만...오버마인드 같은 “통합”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자아를 가진 채 언젠가 자유를 얻을 그 날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 자체는 좋았습니다. 진취적이잖아!
인류에 대한 죄책감, 동정심만 좀 더 있었다면...그들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진심”을 조금이나마 보여줬었다면...완전 푹 빠진 종족이었을 거예요.
근데 마지막에 동정 같은 거 안 한다는 식으로 작가가 못 박더군요.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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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름값은 했다는 느낌.
앞서 말한 대로 이 작가 작품을 더 볼 생각은 없지만요(...)
아시모프는 좀 봤으니, 다음에 고전 SF를 읽는다면 하인라인으로...!
tag : 일반소설, 유년기의끝, 아서C클라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