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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ReSET의 「일단은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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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5 - 고양이의 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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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5 - 6점 (3/5)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이은주 옮김, kona 그림



2부의 시작인 줄 알았어? 안 됐네! 여우편 A/S였습니다!

이놈의 여우는 정말 죽지도 않고 또 이야기에 관여를 하네요...으아아아아 진짜 더럽게 끈질긴 녀석입니다. 저는 여우가 용서 안 되던데, 주인공도 그렇고 작가도 그렇고 번역자도 그렇고(...) 다들 너무 여우에게 동정적이라 난감하더라고요.

으...세상은 잘못되어 있어요...--

쓰다보니 내용누설이 좀 심해졌는데, 다시 쓰기도 너무 힘들 것 같으니...그냥 이대로 갑니다. 어지간하면 다 읽고 감상문을 봐 주세요. 누설 주의!



이야기 자체는 뭐...그럭저럭. 초반엔 너무 무난하기만 했습니다만, 역시 이 시리즈는 마지막이 백미잖아요? 후반에 만회하네요. 싸구려 모방범인 줄로만 알았던 고양이가 생각지도 못하게 뒤통수를 치고, 거기서 원본인 여우로 연결되는데...여전히 좋은 감정폭발이었습니다. 아아 그래요 이 작품은 이런 격정적인 맛에 보는 거죠!

하지만 오다기리의 마지막 선택은 솔직히 좀 짜증. 아 진짜 그 선택은...너무하잖아요. 다른 작품이었다면 책을 집어 던지며 욕하고는 그만둘 만큼 무리수 쩌는 응보였네요. 전 픽션에서 나오는 용서 중에서, 제가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이 1할도 안 되는 복수 홀릭인지라...정말 납득하고 싶지 않았다고요. 복수, 이 얼마나 시원하고 달콤한 울림인지!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이 대단한 게, 분위기 연출이나 심리 묘사가 진짜...존잘인지라...저 같이 적절한 보복에 목숨 거는 인간마저도 감정과 상관없이 일단 이해는 하게 만들더라고요. 다른 존재지만 비슷한 과거를 지닌 모방범인 "고양이"를 통해 최대한 동정심을 끌어올리고, 그 감정을 고양이의 유언을 통해 여우에게로 돌리는데...진짜 간악할 정도로 수법이 영리해요. 알고도 당해요. 아 젠장...이러면 주인공을 호구라고 느끼면서도, 마냥 욕만 할 기분이 안 들잖아! 작가보고 못 썼다고 욕을 할 수가 없잖아!!

작가가 자신의 캐릭터의 빠질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그 모범적인 답안을, 이번 권에서 보았습니다. 대놓고 실드질인데 감정의 흐름이니 뭐니 다 제대로 맞아 떨어져서, 존나 싫은 캐릭터의 옹호임에도 불구하고 흠 잡을 구석이 없었네요......제길 ㅠㅠㅠㅠㅠㅠㅠ

캐릭터에 대한 독자의 평가는 작품을 읽으며 절로 우러나와야 하는 법인데, 촌스럽게 직접적으로 언급, 독자에게 자신의 평가를 강요하며 독자의 반감만 키우는 작가...많죠? 그런 작가들에게 보고 배우라고 하고 싶을 정도의 테크닉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참 이 작품답지 않게 훈훈하니 좋은 이야기만 나온다 싶었는데(아야가 회개하는 장면, 나름 찡하지 않았나요?), 아무리 그래도 설마 마지막까지 그런 대화합의 전개로 나갈 줄은...상상하지 못했습니다....항상 하던 대로 후반의 고통을 위한 희망고문일 줄 알았다고! 이제 와서 이렇게 솔직하게 구원받고 용서하는 이야기라니, 배, 배신이야!

이걸 참 좋아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여우 건만 없었다면 참 기쁘게 받아들였을 텐데 말이에요...여우가 원수입니다...여우를 죽여야 합니다...크큭...네 덕분에, 4권의 상쾌하면서도 허무했던 결말이 빛이 바랬잖아...뻐큐머겅...두번머겅...ㅗㅗ

///

음...만약의 이야기인데...이래놓고 여우가 개뿔도 회개 안 해서, 후안무치하게도 다시 주인공에게 이를 들이대, 주인공이 또 다시 치명적인 상실을 겪는 전개라면...되게...꼴릿할 듯! 자신의 안이한 용서 때문에, 자신의 소중한 것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그런 인과응보, 좋지 않나요? 안이함에는 댓가가 따르는 법이지요 암! 다른 작품이라면 거의 불가능한 전개지만, 솔직히 이 작품이라면 그럭저럭 가능한 전개이기도 한지라...ㅋㅋㅋ

아 말 해놓고 보니 정말로 가능성 있어 보임! 좋아! 이렇게 된 거, 철저히 당하라고!!

///

회개해서 주인공을 구하다 죽어버려도 나쁘지 않겠고요. 죄를 너무 많이 지은 악역을 자기희생을 통해 마지막에 빛나게 해놓고, 적절히 퇴장시키며 미화하는 것은...예전부터 많이 쓰여 온 진부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지요...음음.

어떻게든 여우를 죽이고 싶어 궁리하는 리셋이, 여기 있었다(...)



구원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그 마지막 클라이맥스의 처절하고 강렬한, 앵슷 쩌는 심리묘사는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지만...이렇게 응보가 참 제 취향에 마음에 안 드는 전개였다는 것에 더해서, 마지막을 빼면 전체적으로 너무 무난했다는 것도 있어...솔직히 높은 평가는 무리.

평타 이상의 재미는 줬지만, 저 이 작품 많이 좋아하니까요...기대치에 비해서는 좀 부족한 느낌이었네요. 기대치는 4/5인데, 결과는 3/5이였달까나 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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