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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ReSET의 「일단은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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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 제로 잡담. 대충 17화 이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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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나까지 마음이 다 맑아지는 살인미소.



감상이라고 하긴 뭐하고, 대충 17화 이후부터 든 생각을 적당히 늘어놓은 것입니다. 연출 맘에 안 든다며 투덜거리고, 원작빠 입장에서 특정 캐릭터에 대한 빠심을 분출시키고, 뭐 그런 내용이 될 것 같네요.


...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냐면...

일단 연출이 참 미묘합니다. 미묘해요. 재미있게 보고 있긴 한데, 솔직히 너무 원작 덕을 보고 있다는 느낌? “이야기꾼”으로서 애니에 맞춰 원작소설을 재구성한다는 그런 크리에이터로서의 자부심이 안 느껴집니다. 1쿨 때는 이렇게까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게 쌓이고 쌓이다 2쿨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무시할 수 없게 되었네요. 작화나 액션 같은 볼거리는 여전히 짱짱하지만, 이야기로서의 구성이나 연출이 개인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가 참 애매함;;

매체의 차이는 알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심리묘사 같은 소설만의 장점은, 애니에서는 그대로 재현하기는 좀 힘이 드니까요. 분위기 못 읽는 원작 빠질은 저도 싫어하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대책 없이 원작을 그대로 옮겼다는 느낌이라서요. 심리묘사를 은유적으로 부드럽게 해내지 못하겠다면, 이상한 고집 부리지 말고 그냥 유치하더라도 독백신이나 왕창 우겨 넣으라고! 원작의 독백을 비롯해 내면을 묘사하는 갖가지 장면들이 뭉텅 잘려나갔는데, 그 구멍을 딱히 보완해 줄만한 추가 요소가 없으니...얘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잖아! 전부 원작 보고 애니를 보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이러한 “인물 심리 묘사의 삭제”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것이 키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복잡하게 비비 꼬인 내면을 가진 인물인데, 그게 다 잘려나가 버렸으니...

부인과 아버지를 사랑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살리고 싶었던 건지 죽이고 싶었던 건지, 마지막까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던, 그 저주 받은 본성이야 말로 키레이의 포인트 아닌가요? “순수악”으로서 태어난 이질적인 존재가, 후천적으로 학습된 투철한 도덕관에 의한 자기혐오에 몸서리치다가, 미칠 듯한 번뇌 속에 결국 붕괴해 버리고야 마는...그 투철한 내적 갈등이야 말로 키레이의 매력인데...페제 애니의 키레이는...그런 거 모르겠어요...얜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도 애니만 보면 그냥 또라이 같아...Aㅏ...

페이트 HF루트 빠이자 코토미네 부녀 빠인 저로서는 눈물만 납니다.

길덩국의 정신공격에서 애타게 아버지를 찾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아내를 보내던...나름 순수했던 시절의 마파 신부는 어디에 가고, 심플한 악당만 하나 남았네요.

무엇보다 애니로 카렌 마마를 보고 싶었는데...결국 안 나왔...ㅠㅠㅠㅠ

엔키두 기대하던 여덕 분들 기분이 막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걸출한 매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난 원작 공인으로 그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영상 마지막의 키레이의 빈 손은 다시 봐도 찡하네요 진짜...

///

딸인 카렌과 연관지어 IF 망상을 아주 약간이지만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키레이가 길덩국을 만나지 않는다거나, 최소한 만나더라도 딸을 버리지 않는다거나, 아내인 오르텐시아 씨가 살아있다거나, 아버지인 근육근육 신부님이 살아있다거나, 하는 식의 IF루트를 종종 상상해 보고는 합니다. 자신의 존재증명을 “이 세상 모든 악”의 탄생에서 찾고자 하는 그 구도에 가까운 집념은 대단히...인상적인 것이었지만, 이렇게 악마가 인간으로서 교화되어가는 뻔한 이야기도...나름 끌리지 않나요? 누가 2차 창작 안 했으려나...;ㅅ;

이야기가 나온 김에 딸내미 이미지도 올려 봅시다. 얍!



아...진짜 이 유리계단씬은 다시 봐도 그 로맨틱함에 막 가슴이 뭉클해짐...ㅠㅠㅠㅠ



심리묘사 외에도 전체적으로 뭔가 작품이 공회전하고 있다는 느낌. 열심히는 만들고 있지만, 그 노력이 좀 뻘하게 낭비되고 있다고나 할까...제가 막 이런 거 단정할 정도로 이쪽 지식이 있고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저는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키리츠구 과거도 그렇고 보면서 여러 장면에서 그런 생각을 느꼈습니다만, 너무 길어지니 최신화인 22화에서만 꼽아 볼게요. 웨이버와 할아버지의 대화는 가슴 찡하니 좋았고, 마지막의 아이리가 성배에 먹히는 묘사는 진짜 음산한 분위기가 확 느껴지는 것이 근래의 페제의 연출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었습니다만...웨이버 영주 소모신 이거 뭔가요?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웨이버의 내적 갈등을 그려내야 할 장면에서, 왜 멀쩡한 소년 하나 오토코노코 만들어 놓고는 모에씬 찍고 있나요?

니네 심리묘사 쪽은 완전히 포기한 거냐 진짜......................

좀 단기적이고 시각적인 연출은 괜찮은 것 같은데...소설로 말하자면 독백이 빼곡하게 들어갈 부분이라고나 할까...그런 부분은 완전히 손을 놓은 느낌;;



아 그리고 최근의 페제 이야기를 하려면 카저씨 이야기도 빼 놓을 수가 없...

개인적으로는 카저씨에게 꽤 동정적이지만, 아오이도 토키오미도 다 불쌍하고 이해가 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셋 중에 나쁜 마음을 품고 일을 한 사람이 어디 있나요. 다 나름 선의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틀어져서 망한 거지. 픽션에 너무 진지해지기를 요구하는 것도 그렇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며 평가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만큼...우리 좀 픽션속의 캐릭터라도 관대하게 애정을 가지고 봐 주자고요...

웹서핑을 하다 보니 모처에서는 거의 키배를 뜨는 모습까지 보이던(...)

사랑...사랑이 필요합니다!



되~게 미주알 고주알 끄집어내며 투덜거리기는 했습니다만...볼거리에 있어서는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스토리상으로도 클라이맥스 전개와 화려한 배틀이 남은 만큼…기대중입니다! 심리묘사는 포기했으니, 눈 돌아가게 싸워 주시와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화려하게 깨 부시는 거다! 화려하게!



음...그럭저럭 재미나게 보고 있는 주제에, 어째 까기만 한 것 같아 살짝 미안한 기분이...

요즘 멘탈이 영 아닌 것도 있어서, 밸리엔 보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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