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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전기 던브링어 - 홍정훈의 우주무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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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전기 던브링어 1 - 6점 (3/5)
홍정훈 지음, KKUEM · 철이 그림



한국 판타지 소설게의 베테랑 작가 홍정훈(휘긴)의 라노베 진출작.

홍정훈 작가는 꼬꼬마 시절부터 참으로 좋아하는 작가였던지라, 라노베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작품 설명이고 일러스트고 뭐고 다 무시하고, 작가의 이름 하나만 가지고 두말없이 구입을 결정했네요.

소년시절부터 저는 홍정훈 씨 특유의 그 전력으로 오락성만을 쫒는 패기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똘끼를, 소년의 가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중2지심을 사랑해 왔거든요. 비상하는 매의 그 미친 놈 널뛰는 듯한 전개라던가, 더 로그의 카이레스가 보여주던 감동적인 영웅극, 월야환담 채월야의 세건의 파멸을 향한 질주는 보면서 속이 다 시원해졌었다고!

개인적으로는 홍정훈 씨의 글은 월야환담 채월야의 엔딩에서부터 실망하기 시작해서, 발틴 사가 중도 드랍을 마지막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만...그래도 소년시절 홍정훈 씨의 글을 보며 느낀 기쁨은 각별한 것이었으니까요. 제 청춘의 상징이니까요. 그래서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린 시절의 추억에 돈을 지불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뭐 그런;;



작품의 장르는 한마디로 말해 스페이스 판타지. 아니 스페이스 무협! 우주무협!!

스페이스 오페라 + 무협 + 로봇...이라는 느낌이었네요.

일단 스페이스 오페라 속성이 그리워서 좋았습니다. SF지만 과학적 엄밀성 보다는 통쾌한 미래과학 모험극으로서의 느낌이 강한 바로 그 장르!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요새는 보기조차 힘들어진 그 장르! 그 장르를 다시 소설로...>_<

무협 속성은...완전 무협으로 갔다면 스타워즈나 나이트런 같은 배경만 중원이 아닌 초인육체배틀(=무협지)이 되었겠지만, 로봇물이나 라노베적 능배물로서의 속성이 강하게 어필되어, 그런 무협지적 육체배틀의 묘사 자체는 그렇게 비중이 크진 않은 편이었네요.

무협지는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무협지라는 장르의 속성 중 하나인 “초인들의 육체배틀”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것인지라...무협지에서 제가 좋아하는 부분만 쏙 빼와, 스페이스 오페라를 배경으로 펼치는...이런 작품은 무척 좋아합니다! 우주무협!! 사이비 과학과 초능력, 기공이 판친다 야호!!

저 사실 나이트런 상당히 좋아합니다...헉후헉후.

여기에 홍정훈 씨 특유의 중2스러운 묘사가 더해지면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런 기대를 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지요...ㅠㅠ

까놓고 말해 신인작가로서는 평타는 쳤어요. 무난하게 재밌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홍정훈”이라는 네임 밸류에 기대한 만큼의 퀄리티는...솔직히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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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어색함이라고나 할까...라노베로의 적응에 실패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예전 연재시절에 월희 이야기를 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는 만큼...이쪽 소양이 부족한 분은 절대 아닌 걸로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라노베를 얼마나 읽어 봤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요...판소시절 팬으로서는 차라리 그냥 쓰던 대로 판소로 쓰는 쪽이 100배 나았을 것 같고요...ㅠㅠㅠㅠ

라노베에 적응하겠다고 판소 시절의 장점(서사에 의해 뒷받침 되는 매력적인 캐릭터, 똘끼와 패기가 넘치는 전개, 강렬한 액션성 등등)을 거의 포기했는데, 그렇다고 라노베만의 장점(모에 어필)을 제대로 얻어냈냐고 하면은, YES라고 대답해 주기 좀 그런지라....;;

라노베라는 것이 원래 정통 장르물에 비해 순화되는 경향이 강하다고나 할까...코어한 맛을 죽이고 라이트하게 죽이는 경향이 강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모든 라노베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홍정훈이라는 작가는 그 코어한 맛이 핵심인 작가였고, 노엔은 작가에게 상당히 재량을 크게 주는 분위기라...작가 본연의 맛을 기대했었는데...

이건 뭐 이름 바꾸고 책을 냈다면 홍정훈 씨 책인지 못 알아볼 레벨이네요?

나의 홍정훈은 이러치 않아...!!

나의 휘긴경이 중2하지 않다니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ㅠㅠㅠㅠ

좀 판소 오래 봤다는 독자들 사이에서, 극단적인 디스가 나오는 이유가 이거 때문일 거예요. 판소 시절 팬들의 배신감! 홍정훈 작가 원래의 개성이 너무 안 남았습니다...-3-

///

그렇게 판소 시절 장점을 죽였다고 라노베만의 포인트가 제대로 생긴 것도 아니고 말이죠. 모에 어필 말인데...히로인들이 너무 스테레오 타입입니다. 공식에는 공식 나름의 뻔하지만 확실한 맛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그대로면 그 뻔한 맛을 즐기기도 힘들다고나 할까;;

그리고 호감도도 뭐 이리 아무런 계기도 없이 후다닥 오르는지. 그것도 좀 그런 전개가 어울리는 분위기에서 해야 좀 나을 텐데, 이건 그런 작품도 아니라 위화감 팍팍 듭니다. 1권에서는 표지의 메이호아만 공략하고, 나머지 히로인은 순서대로 호감도를 차근차근 올리는 쪽이 나았을 텐데...너무 성급했다는 느낌.

1권내에 3명이 후다닥...뭐 그리 급했나요...ㅠㅠ

캐릭터가 약해요. 더 로그에서 하드보일드 프린세스(...) 같은 걸출한 히로인을 만들어 냈던 작가의 캐릭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렇게 캐릭터 묘사가 부족하면 라노베만의 특징인 일러스트라도 좀 어떻게 받쳐줘야 할 텐데, 나중에 불평을 늘어놓겠지만 이 일러스트도 진짜 좀 병신 레벨인지라...-_-



하지만 이런 아쉬움의 상당수는 중반까지.

후반 클라이맥스에 와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처음에 기대했던 홍정훈 씨 특유의 호쾌함이 드디어...! 중2간지는 여전히 아쉽지만, 캐릭터의 모에한 묘사라던가 통쾌한 액션신 등의 퀄리티가...딱히 어느 한 부분을 꼬집어 말하기 힘들 정도로 작품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확 올라가는데...진짜 깜짝 놀랐네요. 힘을...감추고 있었나! 진작부터 이러라고 ㅠㅠㅠㅠ

초반에 취향의 세계관에 부푼 기대감을 안았다가, 중반에 나락으로 떨어졌었는데, 후반에 다시 이렇게 프러스 포인트를 대폭 획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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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로봇의 존재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살아있다"는 설정이, 의외로 개그로 재활용 된 것도 높은 포인트였고 말이죠.

석탄, 석탄을 넣자! 칙칙폭폭!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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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상황에서 조각모음이라는 퀘스트(서브?)가 던져진 것도 괜찮았습니다.



주인공의 연방에 대한 집착에 당위성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라면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반역하고 볼 텐데, 그러질 않네요...남보고 어리니 뭐니 하지만, 작중 군계일학의 호구는 반역하지 않고 죽으라고 죽는 시늉을 하는 바로 너님이거든요 레지스님하...ㅠㅠ

그러고 보니 지나치게 착한 둔감 바보...이거 카이레스네?!?!

좀 더 머리가 굳은 바른생활 사나이기는 하지만, 호구의 오오라가 느껴지는 것이 딱 더 로그의 카이레스 SF판이라는 느낌입니다...우왕...뭔가 괜히 반가운 느낌(...)

이것도 히로인은 아무래도 좋은데, 주인공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

카이레스라 하니...메이호아...메이화...메이파?!?!?!

개성이 너무 부족해 안타까운 작품이니만큼, 이 미래 찬성입니다(...)



일러스트에 대하여.

노엔은 이 작품 삽화 건으로 마르고 닳도록 까여도 변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시발...

그림이라는 것이 진짜 취향 엄청 타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오...진짜...PC함 같은 거 포기하고 말할게요. 시발 존나 저퀄이야...아무리 취향차가 있다고는 해도, 최소한의 선정리조차 안 하는 것은 문제 있지 않음? 컬러는 진짜 무슨 비툴로 그린 줄 알았네.

꾸엠이 메카를 못 그려 철이가 내부 일러를 맡았다는 식으로 광고 했던 것 같은데...애초에 메카 일러스트 자체가 거의 없고요...있긴 해도 딱히 퀄리티가 높은 것도 아니고요...진짜 철이 왜 쓰는 건지 저는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고요...!

나 진짜 일러스트로 어지간하면 트집 안 잡는데, 하늘토끼와 피니언도 별 불만 없이 보는 사람인데, 이건 출판사의 기만행위도 있고 해서 생각만 하면 열불이 남.

솔직하게 좀 삽시다 우리...-_-

///

사실 꾸엠이 그린 부분도 전 참 별로인 게...애들 디자인 너무 개성 없고 겹치지 않음? 일러스트는 진짜 취향차가 너무 커서 확언하기 뭐하긴 한데...솔직히 제가 보기엔 영 아니였음요. 꾸엠이 일러스트 전부를 맡아 그렸다고 해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표지부터 설정충동인 것도 좀 괘씸하고(...)



결론을 내자면 홍정훈이라는 작가에 기대한 퀄리티는 내지 못했지만, 작가가 누구인지를 애써 잊고 생각하면 평타 이상은 친 안정감이 있는 우주무협물. 판소시절부터의 팬으로서 좀 싫은 소리를 많이 하기는 했지만, 이후를 기대해 볼만한 재미는 있었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점수를 꽤 많이 땄어요.

개인적으로는 작가 특유의 “색”을 내용이 진행되면서 좀 더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지나치게 안정적이고 작가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무색무취한 1권이었던만큼, 이후 이 하얀 캔버스를 작가 특유의 색을 화려하게 물들여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믿고...있으니까! ㅠㅠ

아 그리고 일러스트는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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