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충 20화 정도까지의 감상.
1쿨 분량까지 보고는 미묘하게 루즈해져서, 한동안 쉬고 있었습니다만...잘 만들었네요.
역시 잘 만들었어요. 지나치게 충격적인 전개만 이어져, 오히려 다음 전개가 읽히면서 물리게 되는...원작에서부터 이어지는 문제점은 완전히 잡지 못했습니다만(이거 때문에 1쿨 보고 꽤 오래 쉬었음) 그 외에는 여러모로 괜찮은 작품.
충격적인 캐릭터와 설정을 이용한 흡입력 있는 전개, 얀데레라는 테마에 대한 흔한 작품들과는 달리 나름 깊이가 있는 접근 등, 작품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냈어요. 그러면서도 각종 설정구멍이나 무리한 전개는 가능한 메꾸고...
정말 모범적인 애니화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애니로 오면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개별적인 장면에서의 연출력 향상. 원작에서는 구도는 잘 짜놨는데, 연출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감동을 느낄 수 없는 장면이 좀 있었거든요...근데 애니는 그런 장면에서 제대로 감정을 폭발시켜 주더라고요. 덕분에 원작에서 별 생각 없이 넘겼던 몇몇 씬에서 꽤...찡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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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출력 향상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은 것이, 이 작품의 핵, “유노”.
얀데레 히로인이라는 것에 대한 묘사가...햐...원작도 뛰어났지만, 애니도 애니만이 가능한 연출을 통해 포스가 쩔어요 쩔어. 공포스럽지만, 그 공포가 에로스와 합쳐치며 만들어진 위험한 매력이...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
방영 당시 화제가 된 1화 클라이맥스의 그 장면은 진짜 다시 생각해도...ㅋㅋㅋ

그래서 저는 애니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애니와 원작 만화 중 어느쪽을 보는 게 좋겠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애니만 보고 끝내라고 대답하고 싶을 정도예요. 그 퀄리티가 원작이 있기에 나온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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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작품...초반의 화제몰이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완전히 묻혀버렸네요? 잘 만들었는데...모범적인 애니화라고 생각하는데...another도 그렇고 왜 이런 일이...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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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유노의 성우 연기...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엔 그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듣기 참 거북살스러웠거든요? 근데 익숙해지니 이 광끼를 표현할 다른 보이스가 상상이 가질 않네요...ㅋ...
신인 성우 같던데...음...하지만 솔직히 개성은 강해도 예쁜 목소리라거나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라서, 성우로서 뜰 수 있을지는 좀 의문. 하나카나처럼 예쁘면서 개성이 있는 목소리고, 외모도 아이돌 성우라 밀어줄만하면 발연기라도 죽어라 밀어주겠지만...그건 아니니;
개성이 강하지만 예쁜 목소리라 하기에는 좀 그렇다...고 하니 “그래마을”에서 호토리 역을 맡았던 오미가와 치아키가 떠오르네요. 그 성우 뭐 하고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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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데레라는 테마에 대하여.
미래일기라는 작품의 핵심은 “굳이 유키가 아니라도 좋았어(다레데모 요깠따)”라고 생각합니다. 얀데레를 안이하게 다루지 않고 이 정도로 깊이 있게 다룬 작품도 드물죠. 깊게 파고들수록 대중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설정입니다만;
맹목적인 애정이기에, 반대로 그 애정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태. 병 같은 것이기에,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그러한 애정이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한 공포. 믿을 수 없는 애정. 불안함.
좋지 않나요? 이런 DEEP-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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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은 라노베 미군마짱의 매력 중 하나이기도 했지요.
점점 해당 부분의 비중이 날아가 버리더니, 결국 이상하게 끝났습니다만(...)
뭐, 다른 작품 이야기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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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 작품도 이제 곧 엔딩이네요. 원작의 엔딩은 좋은 스토리지만 그걸 표현하는 연출력이 아쉽다고 느꼈었는데...장면 자체는 좋아도, 그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것에 작가가 서툴다고 느꼈었는데...애니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지금까지 상당히 우수한 연출력을 보여주었기에, 마지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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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샤F 이야기할 때 깜빡 잊고 안 했는데, 작샤F와 함께 OP/ED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던 양대 작품. 작샤는 4곡 전부 다 마음에 들었고, 미래일기도 2기 ED가 다른 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짝 취향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나머지 3곡이 워낙...좋아서...ㅠㅠㅠㅠ
2기 OP인 데드 엔드는 처음에는 살짝 미묘했는데, 들을수록 마음에 들어서 이제는 그냥 심심하면 귀속에 울리고 무심결에 흥얼거리게 될 정도입니다...중독되네요 이거!
음...다 너무 좋아하는 OP/ED들이지만...그 중에서도 최애를 뽑자면...
역시 1기 ED인 블러드 텔러.
어떤 작품인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그 애절한 영상미와 음악, 가사가 정말 좋았어요.
25화 감상.
좋네요. 이 작품답지 않게 액션 연출도 시원하게 들어갔고, BGM이 깔리며 비극성을 강조하는 연출도 대단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BGM연출은 전반 보다는 후반에 들어가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이 정도면...여전히 고르게 훌륭한 퀄리티.
무엇보다 문제의 "다레데모 요깟따"가 드디어! 드디어 나왔...ㅋㅋㅋ
이게 나왔는데 이야기를 안 하고 지나갈 수가 있나요! 드디어 나왔다고! 그래 이게 진짜 얀데렐라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솔직히 대사의 파괴력에 비해서, 그 대사를 받춰줄 연출이 좀...심심하네요. 아쉽습니다. 이 때 BGM 깔았어야지 왜 엉뚱한 데 BGM을 깔고 그래...ㅠㅠ...뭐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막판 클라이막스에 걸맞는 퀄리티. 만족.
26화 감상.
충격의 얀데레 전설, 드디어 완결.
좋았습니다. 정말 깔끔하니 괜찮게 끝났네요. 애니를 보면서 기대한, 원작에서 미진했던 "감정을 흔드는 연출"을, 적절한 작화와 BGM의 사용, 멋진 성우연기를 통해 성공적으로 해냈어요. 두 연인의 마지막 키스에서 저도 찡해져서...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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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울자마자 바로 웃으면 ...에 털나는데, 이게 뭐얔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
개그신 폭발하네요! 야호!!
3번째 세계의 유키의 노력에 의해 얻어낸 밝은 미래와 스탭롤이 번갈아 나오는데...제가 좋아하는, "그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 작렬하는 그랜드 피날레"라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편의주의적이다 싶긴 해도, 이건 세번째 세계니까요! 두번째 세계가 아니니까요! 그런 차이로 인해 밝고 가벼운 막 나가는 코메디로 묘사되도, 유치한 느낌을 받기 보다는 살짝 쓴웃음을 짓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에 미네네 아기ㅋ천리안ㅋ눈알맨ㅋ 무엇보다 마지막 커플링 뭐야 시발 머리 크기 차이 보솤ㅋㅋㅋ

[이 커플링은 진짜 상상도 못했...원작에서도 나왔었나요 이거? 왜 기억이 안 나지~]
원작에서 사족이다 싶었던 마지막 부분을 좀 잘라내고, 적당히 중간에 끊은 것이 오히려 좋은 느낌이기도 했고 말이죠. 주인공이 막판에 워낙 죄를 많이 졌던지라, 이렇게 마지막에 살짝 희망을 보여주는 정도가 여운이 남고 좋았던 것 같네요.
아...하여간 재밌게 잘 봤음. 개인적으로는 원작보다 낫게 뽑혔다고 생각합니다. 영상미, 음악, 스토리 다 괜찮은 좋은 작품인데 중간에 자극성에 물리면서 좀 지루해진 탓이 컸는지, 조용하게 묻힌 것이 아쉽네요. 추천. 괜찮아요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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