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오기도 전부터 예약해 놓고는, 나오자마자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죽어라 달렸는데...정작 포스팅은 이제 와서야 하네요. 허허헣...노멀 철인 1회, 클래식 철인 1회 클리어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전체적인 제 감상은...음...“기대에 비해 되게 라이트해진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정도? 문명을 해 보신 분들은 문명4에서 문명5로의 변화와 비슷하다고 하면 대충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문명4→문명5의 경우보다 변화의 폭이 많이 크긴 하지만...일단 변화의 방향성 자체는 비슷하거든요.
화려해지고, 심플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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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이동시 FPS게임스러운 시점을 보인다던가, 문 걷어차기, 창문 깨고 뛰어들기 등의 액션 연출 등등...턴제 특유의 정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요즘 추세에 맞게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한 티가 나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죠!



다만 게임 내적으로는 2번 이동 시스템 등, 무의미하게 복잡한 부분을 싹 날려 버리고 심플하게 만든 점은 꽤 좋았지만...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플해졌다는 느낌? 어린 시절 원조 엑스컴을 하면서 너무 어려워서 결국 엔딩을 못 봤던 설욕을, 어른이 돼서 하겠다는 의욕에 넘쳤었는데...잘 만든 게임이지만 제가 원하던 엑스컴은 아닌지라 그런 부분이 좀 섭섭했네요. 이런 것을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겠습니다만...아무리 그래도 너무 라이트 지향...클리어 하고 나면 더 이상 파고들 여지가 없다는 건 좀...ㅠㅠㅠ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삼국지 같은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기 보다는, 뭐랄까...SRPG? 파랜드 택틱스? 그런 쪽 게임의 느낌을 더 많이 받았어요. 전략 보다는 전술이라는 느낌이 강했고...스토리 성이 강한 튜토리얼이 생각보다 굉장히 긴 게임이기도 하고...클리어를 위해 순차적으로 스토리를 밟아가는 과정도, 엔딩에서 실망하기는 했지만, 참 RPG스러웠고 말이죠.



덕분에 중독성은 꽤 약한 편입니다. 제 인생에는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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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보면, “직업 특성상 숫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정작 온 화면이 수치로 가득 차게 만들고 보니 게임이 재미없더라. 그래서 내부에서 연산도 하고 주사위도 굴릴지언정 그런 걸 유저에게 안보이게 만든 게 지금의 엑스컴이다” 라고 하고 있고,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만...그래도 보고 싶은 사람은 볼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정보를 너무 제공 안 하다 보니, 부조리한 경우가 너무 자주 발생합니다. 세이브/로드가 가능한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그게 안 되는 철인 모드에서는 진짜 눈물이...코앞에 있는데 적이 완전 엄폐로 뜨는 버그가 있다거나 하면 진짜...ㅠㅠㅠㅠ
적 외계인들과의 인카운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적과 아군의 인식범위와 공격범위는 어느 정도 되는가, 엄폐와 방향은 어떤 식으로 계산되는가, 등등 어지간한 전략게임이라면 표시해 줄 것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은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괜히 이 게임, 초반이 제일 빡센 것이 아니라니까요. 저런 정보들을 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고 감으로 찍어 맞춰야 하는지라...어느 정도 감 잡기 전에는 진짜 하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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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과 클래식의 차이에 대하여.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게임이 확 바뀌더군요. 노멀은 대충 해도 어떻게든 클리어가 되지만, 클래식은 중반을 넘어가기 전에는, 1:1로 총질하면 무조건 이 쪽이 지더라고요...아군 스탯이, 명중률이 개판임;;
그런 이유로 신병들이 멘붕해서 서로 쏴죽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현장을 모르는 매드사이언티스트뇬이 시끄럽게 떽떽거리는 것은 무시하고, 수류탄 아끼지 말고 팍팍 쓰세요. 소재가 아깝다고? 생존이 먼저입니다 이 사람아! 다이스 갓의 저주가 항상 함께 하는 이 게임에서, 확률 100%의 데미지라는 것은 의외로 엄청난 메리트임.




폭발 최고! 중화기병은 오히려 노멀보다 클래식에서 빛을 발하는 존재들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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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후퇴하며 경계사격을 잘 활용하는 니가와 플레이를 할 것, 우회 공격을 노려 볼 것 등이 중요. 다만 우회 공격은 대단히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빙 돌아서 뒤통수를 노리겠다고 달려들다가, 다른 적 외계인 그룹에게 인식되면 망...
그런 이유로 시작한 직후(=후퇴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적의 그룹 다수에게 인식되는 것은...최악의 상황. 재수 없으면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잘 키운 중화기병이나 수류탄이 없어 화력이 부족하다면...명복을 빕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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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이 가장 큰 난관입니다. 초반에 고생하다가, 좀 익숙해지고 렙업도 하면서 게임이 쉬워지고, 다시 강화형 외계인이 투입되며 좀 어려워지고, 다시 또 거기에 익숙해지며 쉬워지는...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게임입니다만, 역시 극초반이 가장 큰 난관.
신병들 멘탈과 스탯이 진짜...눈물나게 허접하거든요...
명색이 지구방위대가! 최고의 엘리트 병사들이! 고작 총 한 방 맞으면 바로 패닉에 빠져 아군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유리멘탈이라니...이거 말도 안 되지 않음? ㅠㅠㅠㅠ 그렇게 아군의 총알에 난사당하고 안 죽고 살아남은 병사는, 자신도 패닉에 빠져서 난사를 하고, 그렇게 다음 신병으로...또 다음 신병으로....ㅋ...고작 한 방을 시작으로, 모든 병사가 패닉에 빠져 손 한번 못 써보고 전멸하는 상황은...그렇게 희귀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아오 병신들아 ㅠㅠㅠㅠ
그래도 극초반 3~4스테이지만 어떻게 큰 피해 없이 무난하게 클리어하고, 병장급 이상이 생겨나기 시작하면...그 이후로는 큰 위기는 없을 겁니다. 아마.
2회차인 클래식 철인 때는 3명 죽은 게 전부였네요.
최종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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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돌격2, 저격1, 중화기1, 지원2로 운용했습니다.
돌격병이나 중화기 못써먹겠다는 분들도 주변에 좀 있던데, 돌격병은 생존특화쪽으로 스킬을 찍으면 근접해도 잘 안 죽으면서도 뎀딜은 톡톡히 해줬고...특히 샷건이 너무 간지나서...철컥! 쾅!! 중화기도 명중률이 쓰레기라 초반엔 좀 그렇지만, 로켓이 진짜...좋고요...
그렇다...남자는 화력인 거시다!!
스킬은...진짜 쓰레기다 싶은 스킬은 드문 만큼, 기본적으로는 개인의 취향이지요 취향. 주관적인 취향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살짝 읊어보자면...돌격은 생존 위주로, 저격은 권총 대미지 상승, 시야 확보 외에는 딱히 고민할 기술이 없었던 것 같고...중화기는 홀로그램이나 잔대미지 추가도 나쁘지 않지만, 저는 화력증강을 기본으로 선택했었네요. 지원병은 병과 이름 그대로 지원사격(경계사격)의 스페셜리스트로 찍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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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는 노멀은 아프리카, 클래식은 아시아에서 플레이 했습니다.
그리고 남미는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버리는 대륙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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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런 서양 게임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여캐들이 참...못생겼단 말이죠. 남캐들은 다 등빨 쩌는 마초라고는 해도 나름 중후한 멋이 있는데, 여캐들은...음...오크녀...
발렌 박사 같은 민간인 NPC는 그래도 제법 예쁜데, 여자 병사들은 진짜 쓸데없이 리얼해서...아무리 군인이라지만 헤어스타일이 왜 대부분 올백 말총머리인 건데!
모드질이 가능한 베데스다 게임이 이런 점은 참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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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멀리있지 않습니다.

출처는 저희 집 정원(...)
tag : 게임, 엑스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