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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레이븐스 1 - 여성향 스멜의 현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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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레이븐스 1 - 4점 (2/5)
아자노 코우헤이 지음, 유경주 옮김, 스미헤이 그림


도쿄 레이븐스. 영능력자와 관계기관이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현대판타지라는, 은근히 흔한 설정의 작품. 하지만 제가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을 상당히 좋아하는지라 일단 호감도 +1이였고요...무엇보다 저, 이 작가의 팬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작가의 전작인 BBB는 묘하게 악평이 많고 설정도 끌리지 않아 패스했습니다만, 전전작인 D크래커즈는 좋은 추억(제 라노베 인생에서 가장 로맨틱한 작품들 중 하나! 배틀물+호러서스펜스물로서도 높은 퀄리티!!)을 가지고 있는 고전(X노벨의 런칭타이틀이였죠)인지라...작가이름을 믿고 주저 없이 구입했네요.

다만 1권이 재밌었느냐고 한다면...음...이 양반, 여전히 답이 없는 슬로우 스타터 -_-;;



배경설정은 앞서 말했듯이 딱 제가 좋아하는 적절한 판타지 스타일이라 좋았어요. 메인히로인과의 관계(소꿉친구, 둘만의 세계, 찐한 인연, 어린날의 약속!)도 D크랙을 떠올리게 만드는 로맨틱한 구도라 좋았고요.

하지만 소재는 좋은데 이야기가 너무 느긋하다고나 할까 심심하다고나 할까...자극 부족이네요. D크랙 1권도 이랬었죠. D크랙 때도 주인공이 마약쟁이라는 그 (주로 심의가 걱정되는) 파격성에도 불구하고 1권의 흡입력이 결코 뛰어난 편은 아니었는데, 이번 도쿄 레이븐스는 그런 파격성도 없는 비교적 평범한 설정이다 보니, 그런 심심함이 더 눈에 띕니다;;

그래서 저 같이 원래 이 작가의 팬이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아직까지는 추천하기가 좀...애매해요. 1권만으로는 딱히 이거다 싶은 포인트가 보이질 않거든요.



사실 포인트가 없는 건 아닌데...작가가 포인트라고 넣은 클라이맥스가...너무 여성향적인 스멜이 짙어서 남성 독자로서는 좋아하기에 영 미묘했다는 것이 문제.

이 작가의 섬세하고, 끈적끈적하고, 애절함이 느껴지는 로맨스는 상당히 좋아합니다만...남캐의 조형이 튼실한 것도 취향입니다만...작가 특유의 여성향적인 요소가, D크랙때와 달리 이번엔 남성 판타지와 너무 심하게 충돌하는 것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으요.

어지간히 독특한 취향이 아닌 이상, 남성 독자는 메이드를 선택하고 여성 독자는 집사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 아닌가요? 그렇지 않나요? 근데 이거 대놓고 너무 집사물틱...주인공이 스스로 히로인의 식신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너의 것이 되겠다며 예속을 청하는 행위는, 여성향적 시점에서는 지극히 로맨틱하니 가슴 떨리는 시츄에이션이겠습니다만...남성적 시점에서는...좀........^^;;;;;;;;;;;;;;;;;;;;;;;;;;;;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예속되는 것은 좋아도, 그 반대는 싫다는 것은...좀 비겁한 반응이지만...원래 이런 성적 판타지라는 것이 PC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잖아요?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반대로, 소유 당하고 싶은 M적인 욕망이라는 것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입니다만...그런 마조적 감수성을 충족시키려면 정말 모든 것을 맡기고 싶을 만큼 히로인이 막 멋있고 든든하고 그래야 할 텐데...나츠메는...주인님으로 섬기기에는 좀...겉으로만 똘똘해 보이지, 되게 헤타레인지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인님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능...그렇다능...



내용누설이 좀 심한 것 같아 이 부분은 일단 가렸습니다.

사실 이런 불만은 나츠메의 매력이 뒷받침되었다던가, 전개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설득력을 가졌다던가 하면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였습니다만...

일단 식신계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너무 급했어요.

소중한 존재를 잃고 절규하며 주인공이 질주하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슬픔을 나츠메를 통해 치유받고 힘을 얻고 함께 싸운다는 구성도 정석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하지만...연결이 너무 급작스럽지 않나요? 상실의 아픔이 너무 급격하게 사라지고 나츠메와의 로맨틱 시츄가 들어선 바람에, 아내가 죽자마자 새여자와 재혼하는 꼬락서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바람피지마!! 죽자마자 갈아타냐 이 지조없는 것아!! 용서할 수 없다! ㅠㅠㅠㅠ

막 저승에서 배겟잎을 잘근잘근 씹어대는, 호타루가 된 느낌이었음...

나츠메 자체도 캐릭터로서 그때까지 너무 공기였잖아요? 존재감이 희박했잖아요? 여캐릭터들 애정도를 순위매기면 호쿠토>스즈카>나츠메로 나츠메가 꼴찌였다고요? 그렇다 보니 급하게 작위적으로 메인히로인을 푸쉬하는 느낌이 들어서...막 반감이 들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이 작가, D크랙에서도 메인히로인은 별로였고요...

그래서 마지막 깜짝 상자에는...진짜...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작가 나름의 보상책이긴 한데...제대로 놀라긴 했는데...이걸 화내야 할지 고민해야 할지...막 울며 웃는 이 기분...어쩔거야 대체...히로인으로서의 인상적인 장면은 다 호쿠토에게 줬고, 호쿠토 입장에서 죽자마자 바로 갈아탄 두 년놈에게 막 욕을 하며 봤었는데...이제와서 호쿠토가 나츠메라고 해도...막 작위적인 메인 히로인 푸쉬 같아서 부글부글 끓고요...존나 사기당한 기분이고요...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란 기분도 들고요...행복하니 됐다며 납득하고 싶은 자신도 분명히 존재하고요...“그렇다면 지금까지 주인공을 속였던 거냐 나츠메 이 나쁜년아!”하며 막 화를 내려다가도, 눈새(눈치없는 새끼)가 뭔지 보여주는 주인공의 언행을 보면 자업자득이라는 느낌이 들어 화를 내기도 뭐하고요...

미안, 이럴 땐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마지막이네요...진짜 복잡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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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1권만으로는 추천하기 좀 애매한 작품입니다. 여성독자에게는 꽤 어필할만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범한 남성독자로서는 그것도 애매하고.

하지만 전 D크랙을 워낙 감명 깊게 봤던지라...이 작가의 슬로우 스타터로서의 근성을 믿고, 한두권 정도는 더 따라가 주고 싶네요! 최소한 3권까진 따라가 줄 테니, 그 때까지 제발 포텐셜 폭발해 줬으면 좋겠음. 그때까지도 이러면 전...전...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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