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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로커 키리에와 봉함사 3(완) - 처연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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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로커 키리에와 봉함사 3 - Image may be NS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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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점
(4/5)
이케다 아사카 지음, 장세연 옮김, 산바 소우 그림



곤란할 정도로 여운이 남는, 투명한 아름다움이 있는 이야기.

3권 완결이라는 소식에 겁부터 먹었었는데...1권을 사기 전에 알아 볼 당시에는 분명 연재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권 완결이라는 소리에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는데...그런 걱정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 질 정도로 멋진 마무리였습니다. 감정을 움직이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제 작품관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였네요!

보고 난 직후에는 진짜...감정이 요동쳐서 수습이 안 될 정도였다니까요?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 한 구석이 막...찡해지는 게...ㅠㅠㅠㅠ



이 작품의 매력은 역시 그 독특한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이 작품, 이야기 자체는 특별한 것이 아니거든요. 3권 완결 치고는 진짜 모범적으로 깔끔하게 끝난 작품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냉정하게 생각하면 급전개가 전혀 아니라고 주장하기는 힘들고, 엉성한 부분도 찾아보면 꽤 나오니까요.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잘은 모르겠지만 이것이 문장의, 문체의 힘이라는 느낌? 사소한 묘사가, 상황설정 하나하나가 작품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에 푹 빠져들게 합니다. 앞 권들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3권에 들어서며 더해진 처연함의 정서가, 이미 지칠대로 지쳤으면서도 인생의 마지막에 만난 빛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안타까운 열혈이 너무...취향에...직격이었던지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 분위기에 푹 젖어 버리니, 이성적으로 미주알고주알 시끄럽게 굴 기분이 전혀 들지가 않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번 3권의 경우, 등장인물들의 행동 묘사에 있어 공백이 꽤 많다고나 할까, 묘사가 부족한 감이 강합니다만...제 경우 그런 공백이 오히려 독자 스스로 상상을 하게 만들어서 작품의 서정적인 여운을 더해주는 장치로 보였습니다. 알아요.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다는 거. 하지만 이렇게 독자를 아군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그 글이 좋았다는 증거가 아닐까나! 까나!!

하나의 장점이 다른 단점 전부를 완전히 덮어버린 모범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대통령 각하로 시작해 각하로 끝나는 작품 아닌가요?

3권의 처연함의 정서 전부, 이 누님에게서 기인하는 것이죠...

치사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아름다웠던 누님....ㅠㅠㅠㅠ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상관 없는 분만 눌러 주세요.

주인공의 솔직한 마음에 흔들리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자신의 행복을 버리고 자신의 책무에 집착하는 그 모습에...자신의 불행했던 인생을 한탄하기 보다는 남겨진 자의 슬픔을 먼저 걱정하는 성인 여성의 안타까운 배려에 절로 눈물이 났네요.

그녀에게 이미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져 행복한 삶을 사는 인생은 불가능한 꿈이었을 뿐이고...유일하게 가능한 구원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세계를 지킨다는 스스로가 부가한 책무를 다하고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는 운명이 너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죽음은 어찌됐든 결정된 것이었고, 긴 삶에서 마지막에 주인공을 만났던 것, 그것 하나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다는 처연함이...비극적 운명이 너무 슬프고 아름다우면서도...좋았습니다.

///

그나저나 이런 여운 있는 엔딩을 내 놓고는, 바로 이어서 수록되어 있는 단편이라는 것들은 어째 다 발랄한 것들 뿐인가요. 아 단편을 수록할 거면 에필로그 격인 걸로 해주던가! 왜 행복했던 소소한 일상을 이제 와서 보여주는 건데!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마지막에 특전으로 붙는 단편은...에필로그 이후 시점인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와서 소소한 과거의 행복을 보여줘 봤자...화만 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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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오랜만에 깔끔한 완결권을 접하니 참 기분이 좋네요. 하늘토끼도 제법 깔끔했는데 이번 달은 운이 좋은 느낌!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연중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라노베든 뭐든 이야기는 이렇게 딱 아쉬울 정도에서 끝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고, 완성도 면에서도 깔끔해지고! 인생 길게 살아 뭐하나요...짧고 굵게 한 방인 거지 암. 박수가 적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도 눈물 나지만, 박수 칠 때 안 떠나고 추하게 질질 끄는 것도 사양이라고!!

예전엔 이런 꽉 짜인 슬림함이 좋아서, 단권은 무조건 사 보고 그랬었는데...실제로 단권은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자주 신세를 졌었는데...하지만 요새는 사는 게 너무 많다 보니, 신간에 도전하는 것은 일단 회피하고 있어서...흑.

언제나 돈과 시간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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