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와무라 아카미츠 지음, 구자용 옮김, refeia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순조롭게 엔딩을 향해 달려나가는 6권.
언제나와 같이 바보스러운 하이텐션을 맘 편하게 히죽거리며 즐기고 있었는데, 얀데레 등장으로 점점 시리어스해지더니, 마지막이 충격과 공포네요. 저, 절단신공...히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말랑말랑 러브코메답게, 작품의 정체성을 배신하진 않을 거라고 믿고 있겠습니다. 지극히 작가편의적인 해피엔딩이라도 어지간해서는 수용할 것 같아요. 이건 원래 그런 작품이었으니까요...깊 미 말랑말랑...모찌모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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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미덕 중 하나가, 개그물 주제에 의외로 시리어스로의 전환에 능숙하다는 점. 개그물이 시리어스 드립을 치면 되게 닭살 돋고 간지러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패기 쩌는 하이텐션물인 주제에 예전부터 그런 게 없어서 참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 권은 꽤 진지한 장면이 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별 불만은 없었네요.
새삼스럽게 이제와서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가 차이면 어떡하지...”하고 히로인들이 겁내는 모습은, 되게 어색하게 느껴졌지만(애초에 대놓고 하렘 표방으로 막 나가는 작품 아니었어? 너네 대놓고 어택하고 있지 않았어?), 그 부분 빼고는 딱히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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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상적인 장면들 중 하나가, 초반에 나오는 메이플(마이코)와 데코스케의 어린 시절의 추억. 마음에 맞는 오덕친구와 중2드립을 치며 시시덕 거리고 노는 소녀들의 모습이, 되게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찡해지더라고요...와...오덕씹덕 중2드립이 사랑스러워 보이다니...
이래서 예쁘고 멋있게 태어나고 봐야 합니다(...)
뭐 그런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사랑스러웠던 것은 엄연한 사실인지라...좋았네요. 좋았어요. 여전히 하이텐션의 바보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소녀들...귀여웠!! 풋풋해!! 아 이런 느낌 너무 좋지 않나요...저 이런 편안하게 노닥거림이 되게 좋더라고요. 케이온도 이런 이유로 좋아했었음...아 치유 된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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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로맨틱한 장면이 있기에, 메이플의 폭주 이유가 제대로 안 나오는 것은 좀...단순하게 어린애가 과분한 힘을 얻어 싸가지를 상실하고 폭주한 것이라면, 죄가 너무 과혹해지지 않나요...진짜 그런 이유라면 커버쳐 주는데 좀 한계가 있을 듯.
과거의 풋풋한 모습과 지금의 모습 사이에 괴리감이 좀 큽니다.
힘을 얻는 것만으로, 인간은 이렇게까지 폭주해 버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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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사토코나 마이코나...원래 몸으로 돌아갈 필요 있음? 당연히 지금 몸이 훨씬 편리하고 100배 좋을 텐데, 왜 아무렇지도 않게 주인공은 원래 몸으로 되돌리는 것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음? “유령은 무조건 성불이 옳다!” 같은 식의 평범한 것이 옳은 거라는 납득하기 힘든 전제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좀...이런 패기 넘치는 작품이 그런 평범한 가치관에 경도되어서야 쓰나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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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설정이 진짜 까도 까도 양파 같이 먼치킨 설정이 쏟아져 나오는, 개치트라...그 자위쩌는 설정으로 인한 병신성에 낄낄거리면서도, 솔직히 좀 짜증....데코스케 이 바보가...
얘는 진짜 평생 소설가는 못 할 듯...ㅠㅠㅠㅠ 절친인 마이코로서도 삼류 이상으로는 평가해 줄 수 없는 그 빈약한 스토리텔링능력이라니! 오너 빙의 쩝니다...
자신도 이렇게 사태가 꼬이는 원인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테니 뭐라 하긴 좀 그런데, 책임이 없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뽕빨 설정은 너무하잖냐...그리고 도의적인 죄책감 정도는 좀 느끼라고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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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책 초반 라노베로 끝말잇기 번역...의역 쩔...ㅋㅋㅋ 번역한 애플 님 짱 고생하셨을 듯. 무리 없이 즐거운 좋은 의역이었습니다. 수고하셨음! 마지막 노벨배틀러 드립에서 완벽한 현지화에 그냥 쓰러졌네욬ㅋㅋㅋㅋㅋㅋㅋ원문 뭐야 이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우지 유우지 지음, 곽형준 옮김, 루로오 그림 / 영상노트(노블엔진)
2권에서의 우려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회심의 3권.
좋았습니다! 만족!!
시작부터 대놓고 히로인을 또 한 명 추가하기에, 이렇게 계속 늘여서 어쩔 거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라장"이라는 제목과 캐릭터의 활용법이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뭐라 태클을 걸 수가 없더라고요. 업! 업! 텐션 업! 그래 이래야 나의 유우지 유우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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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추가에 대한 우려는
@ReSET_mania 주인공 이름에 계절의 季자가 들어가고 3권에서 春(치와), 夏(마스즈), 秋(히메), 冬(아이) 모두 등장했으니 아마 더 이상의 히로인 추가는 없지 않을까요? 근데 이 작가 묘하게 겨울계열 편애가... (레네시클도 그렇고)
지인의 이 멘션이 참 설득력이 있어서...히로인 추가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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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히로인 후유우미 아이가...좋아도 너무 좋은 아이! 히메도 2권에서 작품을 혼자 살렸습니다만, 아미에 비하면 히메는 희생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뻔하다면 뻔한 츤데레 캐릭터인데, 츤데레라는 캐릭터성 최고의 장점인, "갭 모에"를 진짜 뿅가죽게 잘 묘사해 줘서.....아 이 뻔히 보이는데도 솔직하지 못한 처녀와, 둔감하기 짝이 없는 소년의 러브코메가 진짜...느무느무 귀여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후유우미 아미 대 · 승 · 리 ♪ ㅋㅋㅋ
망상노트와 엄격한 풍기위원의 갭도 엄청나게 귀여웠고 말이죠...얘는 망상병 전력으로 현재진행형이얔ㅋㅋㅋㅋㅋ뒤집어진 거북이마냥 쓰러져서 허우적 거리고 우는 장면에서 진짜...불쌍하면서도 짱 귀여워서.....아....좋다...치유된다...( ´-`)
전체적으로 뻔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만...그렇기에 더 좋은 아이가 아이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다른 작품이자 처녀작인 레네시클에 나오는 히로인 “나나나”의 스멜이 찐~하게 나는데요...나나나가 바보, 코메디 속성이 강조된 츤데레였다면, 아이는 나나나에 비해 개그 속성은 약하되고 갭모에 쪽에 더 전문화 된 츤데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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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 문제가 된 후반 시리어스 신의 정형화도, 열혈을 뺴고 시리어스를 줄이는 대신, 로맨틱 분으로 커버하면서 깔끔하게 처리!
“바보! 바보! 사랑해! 도장 찍어줘~!”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시 생각해도 참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이, 정말로 모범적으로 즐거운 러브코메를 읽었다는 느낌. 러브코메로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진부한 느낌은 교묘하게 잘 커버한, 참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네요! 주인공의 연애 안티 기질도 처음으로 유의미하게 사용되었고...2권에서 걱정이 컸습니다만, 이 정도면 앞으로는 안심하고 다음 권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유우지 유우지, 하면 되잖아! 다음 권도 대 기대 중!
하지만...레네시클도 속권 좀 빨리 내 주시면 안 될까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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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히로인들 중에서는 치와가 가장 비중도 적고 매력도 부족한 듯. 1권에서의 치와의 이야기 자체는 꽤 뜨겁고 좋은 것이었습니다만...히로인 보다는 주인공이 애틋해지는 이야기였고...치와의 디자인은 여전히 정이 안 가고...음...외전에 실린 캐릭터 원안처럼, 좀 더 성숙한 느낌으로 그려졌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지금은 너무 여성성이 부족함;;
사실 주인공을 위해 한 일은 제일 많은데 말이에요...거의 데우스 마키나 취급 받는데, 편리한 구원자인데, 어째 히로인으로서의 취급은 영...;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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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외전도 꽤 센스 있고 좋았죠? 작가가 말로만 수라장이라는 것을 스스로 비꼬면서 스쿨데이즈 드립을 툭툭 던지는 게 좋았습니다.
안에 아무도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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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가 희생된 또 다른 이유 하나.

어나더 표지 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히라사카 요미 지음, 이원명 옮김, 미나토 히로무 그림 / 에이케이(AK)
취향직격인 전4권짜리 조기완결작(ㅠㅠ), 그 대망의 2탄.
내게 요미땅 리즈시절은 지금이 아니야! 이 때라고!
여전히 병신 같아서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좋습니다. 작가의 자기소개부터 "치유계 작풍으로 정평이 나 있다"...뭐 이 병시나? 캐릭터 소개는 왜 또 전부 “~에게 츤데레" 패턴 도배...미친놈잌ㅋㅋㅋㅋㅋㅋ
여전히 가냘픈 10세 오덕소년들을 위한 섬세한 단어선정 같은 것에는 신경도 안 쓰는, 막나가는 단어 선정. 썩은 내 풀풀 나는 병신맛 만담. 그죄용 같은 하드고어와는 전혀 다른, 치유되는 의미로 핑크빛 폭발하는 에로틱 말랑말랑 묘사. 종잡을 수 없이 통통 튀는 똘기 넘치는 설정들. 클리셰가 있으면 일단 엇나가고야 보는, 순수하게 즐기기에는 지나치게 비뚤어진 시꺼먼 독기. 전부 건재하네요!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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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스토리도 의외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아니 진짜 표지가 그렇다고 해도 여기서 메이드 루트를 탈 줄은 몰랐네 몰랐네 뭐야 이 뜬금포는 ㅋㅋㅋ 근데 그게 또 하렘 전개주제에 시리어스앵슷질척동족혐오자기연민애증폭발슈윳! 아...납득가네요...납득가요. 둘이 친해지는 복선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 급속한 동일시 아주 쉽게 납득 감.
너무 닮았기에 혐오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다...
그리고 자신의 비극적 스토리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풀어 놓으며 동정을 원하는 성향이 있는 주인공에게, 동족은 역시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는 존재겠지요~
아 진짜 중간에 동정을 구걸하냐고 존나 굴욕적인 디스를 주인공이 당하는 장면에서는 진짴ㅋㅋㅋ나까지 멘붕할 것 같아섴ㅋㅋㅋㅋㅋㅋ뭐야 이 트라우마를 아무렇지도 않게 긁어 올려 내팽겨 치고는 자근자근 씹어대는 어둠에 다크한 패기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습니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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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솔직히 이야기의 흡입력 자체는, 1권만 못했던 듯.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안티러브코메”에만 집착해서 제 살 깎아먹는다고 아쉬워했던 1권에 비해, 클리세에 딴죽 거는 반동근성이 줄어들면서 주인공은 평범하게 성장의 조짐을 보이고 히로인들과의 관계도 심화되는...모범적인 구성으로 보편적인 재미를 획득한 것은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장점이 빛나기에는 스토리 비중이 너무 낮았던지라...ㅋ...개드립 비중이 너무 높았던 듯?
그런 적은 비중으로 커뮤니티에서의 암살자 문제를 무리 없이 깔끔하게, 허탈하지만 이 작품다워서 납득되는 방식으로 정리한 것은 꽤 좋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입니다만 그래도 역시 스토리가 순수하게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좀...그래서;;
뭐 그래도 센스 하나하나가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인지라, 1권에 비해 스토리는 좀 약했어도 캐릭터들 개드립치는 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평범하게 재미있었어요. 요미땅 과거의 이런 독기 어린 똘끼 너무 좋아한다능...하아하아...
마지막 마무리도 “빵!” 하고 유쾌하게 터트려 주는 것이었고요...ㅋㅋㅋ
아아...좋은 선물이다...친구일 보람이 없는 게으름뱅이 자식의 주가가, 마지막의 그 배려 덕분에 급상승했네요. 과연 주인공은 넷 중 뭘 선택했을까요...? 평범한 러브코메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선택 안 하고 환불하는 전개가 나오겠지만, 이 작품은 워낙 똘끼가 있다 보니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하게 되네요. 주인공이 슬슬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최소한은 몸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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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히로인은 여전히 요코. 자신이 옆에 있기에는 너무 눈부셔서 버틸 수가 없다...는 주인공의 심정은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알량한 자의식따위...어서 부셔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하지만 마지막에 승리하는 것은 나다!”
아아...요코 님...패기 넘쳐요...정말로 좋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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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문체가 매우 낡았다는 평을 다른 곳에서 들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작품이네요?"라는 소리를 듣고 당혹스러웠습니다. 아니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고는 해도, 솔직히 이것만큼은 진짜 아닌 듯. 인정할 수 없음.
낡은 문체라니...그건 이런 문체가 잘 나간 시대가 있었다는 소리잖아...
과거 현재 미래 어느 시대에서도 요미땅 리즈시절이 메이저가 될 시대는 없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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